[팩트체크]"정의연 쉼터 인근 화장장 추진된 적 없다"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 2020.05.20 09:52

이기영 전 안성시의원 "안성에 화장장 추진된 바 없다…시의회 발언은 원론적 내용으로 쉼터와 전혀 무관"



#KBS1 TV [여의도 사사건건] 5월19일(화) 오후 방송분 中



정청래(더불어민주당) 21대 총선 당선자 : 알고 봤더니 감가상각이 있었고, 그동안 건물에 대해서. 그리고 그 주변에 화장터 건립 계획이 있어서 땅값이 폭락을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가격이 자연스럽게 다운된 거라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언론에서 취재를 해서 제대로 좀 보도를 했으면 좋겠어요.




#H신문 '위안부 쉼터 '헐값 매각' 정의연 "기부금 손실 진심으로 송구" 사과' 5월16일 20시16분 온라인 기사 中



다만 <OOO> 취재 결과, 쉼터가 56% 정도의 가격에 매각된 건 쉼터가 있는 안성 금광면 일대에 2017년께부터 화장터 설립 계획이 추진되면서 인근 땅값이 급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6월 안성시의회의 회의록을 보면, 이기영 시의원이 “현재 안성시는 화장장이 혐오시설이라는 반감 때문에 천안, 용인, 충주 등으로 가기까지 하면서도 설립이 되지 않고 있었다”고 발언한 사실이 적혀 있다. 이 때문에 쉼터가 계속 팔리지 않자, 정의연은 한때 매각을 철회하고 쉼터를 세미나실이나 연구실로 쓰기로 했다가 지난해 다시 매각에 나섰다고 한다.

18일 오전 10시쯤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에 위치한 정의기억연대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쉼터) 전경 / 사진=이강준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안성 쉼터(힐링센터)를 고가 매입하고 헐값에 매각했다는 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해명 과정에서 7억5000만원에 사들여 1억원의 추가 인테리어를 들인 쉼터를 지난달 4억2000만원에 매각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로 '화장터 설립 계획 추진'이 거론되고 있다.

20일 현재까지 정의연은 3억원 넘게 손실을 보고 매각한 데 대해서 2016년부터 건물을 내놨지만 팔리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화장터'는 정의연의 공식 해명자료에 있는 내용은 아니다. 정의연은 지난 16일 홈페이지 보도자료를 통해 쉼터 매각과정을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정의연 : 힐링센터건물(신축) 매입은 당시 형성된 시세대로 구입하였습니다. 오랫동안 주변 부동산업소 등에 건물을 내놓았으나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건물가치의 하락과 주변 부동산 가격의 변화로 현재의 시세로 결정되었습니다. 매도계약은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사를 통해 이루졌습니다.

정의연은 매입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매도한 이유로 '건물가치 하락'과 '주변 부동산 가격 변화'라고만 언급하고 있다. 정의연은 '화장터'라는 단어를 홈페이지 공지나 보도자료 등에 쓰지 않고 있다.

다만 정의연 관계자가 일부 언론에 '인근 지역 화장터 추진'을 헐값매각 이유로 설명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가 18일 오후까지 있었지만 20일 오전 현재, 수정된 상태다. 따라서 정의연은 '화장터'를 공식적인 쉼터 헐값매각 사유로 주장하고 있지는 않은 상태다. 정의연은 '화장터'라는 구체적인 단어는 쓰지 않고 '주변 부동산 가격의 변화'라는 표현으로 에둘러 말하고 있다.




'화장터'최초 언급한 기사…여권 정치인들의 정의연 옹호논리로 쓰여




18일 오전 10시쯤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에 위치한 정의기억연대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쉼터) 전경 / 사진=이강준 기자



'화장터 설립 계획 추진'이 '주변 부동산 가격 변화'의 원인이라고 최초 보도한 매체는 H신문이다. H신문는 지난 16일 기사에서 "안성 금광면 일대에 2017년께부터 안성 금광면 일대에 2017년께부터 화장터 설립 계획이 추진되면서 인근 땅값이 급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썼다. 이어 2017년 6월 안성시의회 회의록을 인용하며 "현재 안성시는 화장장이 혐오시설이라는 반감 때문에 천안, 용인, 충주 등으로 가기까지 하면서도 설립이 되지 않고 있었다"라는 이기영 전 안성시의원 발언내용을 그 근거로 들었다.

이 기사가 나온 뒤, 헐값 매각에 대한 반박 논리로 이 기사가 계속 인용되고 있다. 여권 정치인들이 방송 등에서 계속 언급하고 있고, 포털 댓글이나 유명 커뮤니티에서도 자주 정의연 옹호 논리로 쓰이고 있다.



"화장터 추진 없었다…수목장을 화장장이라고 하는 건 왜곡"



그런데, 머니투데이 더엘(theL)이 이기영 전 시의원과 복수의 현역 안성시의원 등에게 확인한 결과, 안성에는 화장터 설립 계획이 추진된 바 없다. 정의연 쉼터가 위치한 금광면은 물론이고 안성 전역에 화장터 설립이 추진된 적은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이기영 전 안성시의원 발언 내용이 기록된 회의록 캡쳐/자료=안성시의회 홈페이지



H신문 기사에 시의회 본회의 발언이 인용된 이기영 전 시의원 조차 "당시 회의발언은 안성에 화장장이 필요하지만 수요문제 등도 있어 단독으로 하기는 어려우니 인접 시군과 광역화장장을 해보자는 원론적 얘기였을 뿐"이라며 "특정 지역에 화장장을 추진해야한다거나 구체적인 계획을 꺼낸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시의원은 이 기사에 대해 "안성에는 화장장이 없기 때문에 인근 화장시설인 용인 '평온의 숲'을 이용하는 안성 시민이 기존의 절반값에 이용할 수 있도록 서명운동을 해서 용인시에 전달하는 운동을 전개했었다"며 "안성 시민의 장례절차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활동을 했을 뿐인데 화장장을 실제 추진했거나 땅값을 떨어뜨린 것처럼 오해받을 수 있게 기사가 쓰인 것은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잘못된 기사는 수정했으면 좋겠고 다른 언론사에서라도 제대로 바로 잡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일제피해자 단체장 협의회 회원들이 1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또 다른 현역 안성시의원도 "2017년 이전부터 시의원이었지만 정의연 쉼터가 금광면에 있었다는 것도 이번에 논란이 돼 처음 알았다"며 "화장장 추진 계획으로 땅값이 떨어졌단 얘기도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이어 "수목장 얘기가 잠깐 돌긴 했지만 안성에 제대로 계획서류가 접수가 된 것도 아니고 동네에서 반대 목소리가 있어 아예 제대로 추진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광면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를 하는 이들의 답변도 대동소이했다. 수목장 추진 소문이 돌긴 했지만 동네 주민들 반대로 금방 좌절돼 땅값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긴 어렵다는 얘기다. 화장장 설립 추진 계획은 아예 근거가 없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H신문의 기사에 인용된 쉼터 인근 주민이라는 김모씨의 '화장장' 언급에 대해선 "수목장을 화장장과 구분 못해서 착각했다면 모를까 일부러 화장장이 추진됐던 것처럼 말한 거라면 왜곡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수목장(樹木葬)은 시신을 화장한 뒤 나온 분골을 수목 뿌리 주위에 묻는 방식의 장묘법이다. 화장시설이 동시에 설치되지 않는 한, 자연친화적인 방식이기 때문에 오염물질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화장장'과 같은 수준의 혐오시설로 보긴 어렵다.



-아래는 이기영 전 안성시의원 화장장 관련 시의회 본회의 발언 전문-


제6대 안성시의회 제166회기 제1차 본회의 2017년 6월2일

이기영의원 안녕하십니까? 안성시의회 이기영 의원입니다. 요즘 타들어 가는 산야를 볼 때마다 정말 저 파란 하늘에서 한줌의 비라도 훔쳐오고 싶은 심정입니다.

존경하는 안성시민 및 권혁진 의장님과 동료 의원 그리고 황은성 시장님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저는 먼저 지자체 상생 화장장 설치와 시립 납골당 봉안 및 수목장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화장장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부모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먼저 화장장의 일정을 살핍니다. 가격이 저렴한 30만 원의 천안 화장장, 그리고 60만 원의 용인 평온의 숲, 그래도 자리가 없으면 충주는 물론 100만 원의 연화장까지 가기도 합니다. 이럴 때마다 상을 당한 분이라면 안성에도 화장장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굴뚝같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혐오시설에 대한 반감과 님비현상 때문에 접근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 보면 용인 평온의 숲의 화장장을 지을 때 안성에서도 인구비례로 공동 투자하여 상생하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안성 경계선에 있으면서도 3개 마을만 10만 원, 양성면 45만 원, 그 외는 인접지역으로 60만 원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2013년 10월 8일에는 충남 천안시 천안추모공원 이용확대를 위해 인근 평택시, 안성시와 천안추모공원 이용을 위한 3개 도시 간 협약을 맺으면서 평택시와 안성시민들이 천안추모공원을 이용할 경우 사용료를 애초 5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할인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지리적으로 천안과 인접해 있는 평택과 안성시민들이 천안추모공원을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입니다.

그동안 화장장시설이 없는 평택과 안성시민들은 수원 연화장을 비롯해 평온의 숲을 이용해야만 했습니다. 이에 용인시도 평온의 숲의 안정적인 운영과 세외수입 증대를 위해 화장시설 사용료 할인 적용범위를 경기도 전 지역 주민으로 확대, 당초 9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낮춰 운영 중입니다. 보이지 않는 경쟁처럼 보이지만 실제 화장장시설을 가진 지자체는 가격에 있어 관외의 타 지자체 시민들에게는 거의 횡포에 가깝습니다. 실제 경기도에서 운영 중인 화장장의 경우 관외 지역은 수원 연화장, 성남 영생관리사업소는 100만 원, 용인 평온의 숲은 90만 원입니다.

(영상자료를 보며)
전국 화장장 현황을 보시겠습니다. 그림에서 보듯이 전국 60개소로 경기 3개, 충남 3개, 충북 3개, 경남, 경북이 11개이며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잠깐 표를 보시겠습니다. 상기 표 하단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 상기 표에서 보듯이 2015년도 전국 사망자 수는 27만 5895명으로 전년 대비 8203명, 3.1%가 증가하였습니다. 그리고 1일 평균 사망자 수는 756명으로 전년보다 23명 증가하였고 향후 20년간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화장장시설의 증가는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아래는 경기도 시·군별 사망자수 및 증감률입니다. 맨 상단에 전국과 경기도 그리고 수원시, 성남시, 굵게 쓴 평택시 그리고 용인시, 이천시, 안성시를 잘 봐주시기 바랍니다.

경기도의 경우 상기에서 보듯이 2015년 사망자는 5만 3005명으로 2005년 대비 전국 평균 13.1%보다 높은 24.4%입니다. 평온의 숲을 가진 용인시는 2015년 사망자수가 3525명입니다. 안성의 2015년 사망자수는 1116명, 일일 사망자 수는 6.7명으로 안성시 독자적인 화장장시설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평택, 이천 등과 광역으로 설치한다면 타당성은 충분한 것입니다.

실제 평택은 2208명, 이천은 1050명입니다. 안성 1116명을 더하면 4374명으로 용인시 사망자수 3525명보다 연간 850명이 더 많습니다. 이에 본 의원은 지자체 간 상생협력으로 화장장 공동건립 추진을 제안합니다. 건립비용은 인구수에 비례하고 유치하는 자치단체의 지역주민에게는 일정의 혜택을 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지역주민들이 소득사업을 하도록 매점운영권 등을 주고 대학생에게까지 장학금 지급, 주변마을 및 지역의 발전기금을 일정액으로 약정하여 환원하면 유치를 공모하고자 하는 지역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16년 4월 6일 강원도 원주시, 강원도 횡성군, 경기도 여주시 간의 원주화장장 공동건립을 위한 협약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줍니다. 원주 화장장 공동건립사업은 이웃 지방자치단체인 원주, 횡성, 여주가 도 경계를 넘어 화장장을 함께 짓기로 하면서 예산 절감뿐만 아니라 혐오시설 건립에 따른 민원도 줄일 수 있어 좋은 모범사례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화장장 건립비용은 2014년 말 인구수 기준으로 원주시가 172억 원, 횡성군이 24억 원, 여주시가 58억 원입니다. 안성시는 현재 화장장 비용을 조례에 의거 60%까지 최대 30만 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화장에서 화장할 경우 100만 원의 60%는 60만 원이지만 3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본인이 부담합니다. 용인 평온의 숲을 예를 들면 화장장 비용이 60만 원으로 60%인 36만 원에서 최대 30만 원까지만 지급하고 나머지 30만 원은 본인이 부담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화장장을 관련 지자체 주민들이 원하는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이는 이용규칙을 정하면 해결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리고 매장에서 화장하는 비율이 8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제 화장장은 혐오시설에서 최첨단 필요시설인 것입니다.

두 번째로 납골당 봉안 및 수목장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납골당 봉안의 경우 안성에 위치하고 있는 유토피아는 350만 원에서 650만 원, 분당추모공원은 100만 원에서 480만 원입니다. 일반의 수목장의 경우에는 300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기까지 합니다. 관리비는 제외한 것입니다. 저는 시민들에게 획기적으로 비용부담을 줄이는 대안으로 화장장 시설을 건립하면서 시립으로 납골당 봉안 및 수목장을 함께 운영할 것을 제안합니다.

(영상자료를 보며)
그림을 보시겠습니다. 위의 사진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국립수목원으로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하늘추모원입니다.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아래는 국립수목장 비용입니다. 비용을 잠깐 보시면 밑에 체크되어 있는 겁니다. 굵고 곧게 뻗는 A급 소나무를 사용했을 때는 수목장 비용은 합계가 232만 5000원입니다. 15년 동안 관리비만 내는 것입니다. 만약 곧게 뻗은 A급 소나무를 사설수목장에서 사용했다면 엄청난 금액이 될 것이지만 실제 아까 말씀드렸듯이 15년간 계산하여 내는 돈은 232만 5000원뿐입니다. 파격적입니다.

안성시의 경우 현실성을 일부 감안하더라도 시민들이 과감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시유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가능하리라 보는 것입니다. 사람이 태어나고 사망하는 생과 사는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세상에서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겨우살이를 준비하면서도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다.”고 말한 톨스토이를 새삼 생각합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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