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생색외교' 유럽에 통했나…중국 좋아졌다는 독일인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 2020.05.20 05:50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독일인의 미국에 대한 인상은 나빠지고, 중국은 좋아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라이프치히 공항에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의료용품이 도착하고 있다/사진=AFP
18일(현지시간) 도이치벨레(DW)는 최근 독일 비영리단체(NPO) 쾨르버재단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독일인은 줄고, 중국에 긍정적인 사람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73%가 "코로나19 이후 미국에 대한 생각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중국에 대한 생각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답한 비율(36%)의 두 배다.

반면 응답자 25%는 "중국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답했고, 71%는 "중국이 미국보다 바이러스 방역 등 위기 관리에서 더 투명하다"고 생각했다.

미국과 더 긴밀히 유대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37%에 그쳤다. 지난해 9월 실시된 마지막 설문 때 50%였던 것과 비교하면 독일 내 미국에 대한 유대감이 후퇴했음을 알 수 있다. 노라 뮐러 쾨르버재단 국제문제 전문가는 "미국에 대한 독일의 회의론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기적인 트럼프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과 해외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에 힘쓰기보다 11월 대선을 신경 써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를 공격하는 데 집중하는 걸 보면서 신뢰감과 국가적 호감도가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화상회의로 진행된 WHO 연례행사인 제73회 세계보건총회(WHA)에선 연설을 하지 않은 채, 이후 백악관에서 "WHO는 중국의 꼭두각시"이고 "중국 때문에 전 세계가 큰 피해를 입었다"며 'WHO·중국 때리기'에 열중했다.


미국의 '백신 이기주의' 행태도 독일 등 유럽의 감정을 악화시킨 요인 중 하나다. 트럼프 정부가 독일 제약회사 큐어백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을 독점하기 위해 인수를 도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독일 정부가 발끈하기도 했다.

또 독일이 수입하기로 한 마스크를 미국이 중간에 가로챘다는 의혹에 "미국이 마스크를 해적질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나오는 등 미국에 대한 감정은 악화일로를 걷는다.


시진핑의 중국, '생색' 통한 호감도 상승


중국 베이징 시내에 붙어있는 시진핑 국가주석 사진/사진=AFP
반면 중국은 '불량품' 논란과 지나친 '생색' 부리기에도 유럽인들의 호감을 사는 데 성공한 모양새다.

유럽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틈 탄 중국 국영기업의 자본 침투, 중국 정부의 영향력 확대 등을 경계하는 사이 정작 시민들 사이엔 '중국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는 달리 유럽국가에 의료품과 자국 의료진을 지원하는 등 팬데믹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중국에 가장 친근감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이 52%로 과반을 넘었다. 미국에 가장 큰 호감을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는 17%로 3분의 1 수준이었다. 중국은 이탈리아에 의료진을 파견하고 마스크와 방호복 등을 적극 지원하면서 "중국과 이탈리아는 하나"라는 식의 선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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