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 회계·오락가락 해명…윤미향 '사면초가'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20.05.19 09:28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지난달 26일 28년만에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수요집회를 진행한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수요집회는 15분 내외로 짧게 진행하며 일반 시민들은 온라인을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고 밝혔다. 2020.3.11/뉴스1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으로 시작된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관련 논란이 21대 국회 출범을 앞둔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정의연 회계 부실 논란을 매개로 윤 당선인 개인의 도덕성까지 도마에 오르면서다. 미래통합당 등 보수 야권은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친일 대 반일' 프레임으로 비호에 나섰던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서도 이젠 '손절' 기류가 읽힌다.

공익단체인 정의연의 재정 관리와 운영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온 정황이 확연한 데다 윤 당선인의 오락가락 해명으로 정치적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파장이 커진 데엔 "사퇴는 없다"며 모호한 해명과 말바꾸기로 논란을 자초한 윤 당선인의 책임이 작지 않아 보인다.

논란은 크게 두 갈래다. 윤 당선인이 이사장과 대표 등을 지낸 정의연과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회계 관리를 둘러싼 의혹이 하나다.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인권·평화' 공익단체인 정의연과 정대협은 자발적 기부와 성금을 재원으로 활동하는 공익 단체다. 비영리 법인이긴 하지만 회계 투명성이 생명이다.

그런데도 제기된 의혹만 보면 구멍가게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 온 정황이 또렷하다. 기부금 등 지출 내역 부실 기재와 윤 당선인 개인 계좌로 기부금 모집, 정부 국고보조금의 결산서 기재 누락 등이 논란을 낳고 있다. 시민사회 계에선 30년 간 윤미향 1인 체제로 운영된 결과라는 자조도 들린다.

고(故) 김복동 할머니 등의 장례 조의금을 법인 계좌가 아닌 윤 당선인 개인 계좌로 받은 사실이 확인된 데 이어 19일엔 지난 2014년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학살 책임사업인 '우물 파주기' 프로젝트 기부금도 윤 당선인 명의 개인 계좌로 받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정의연은 회계 오류 문제에 대해 "미진한 부분이 있다. 사과한다"며 "전문 외부기관의 회계 감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제1439차 일본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5.13/뉴스1

또 한 갈래는 윤 당선인 개인을 둘러싼 의혹이다. 경기도 안성의 위안부 피해자 '쉼터' 업(UP) 계약 논란에 더해 건물 매입과 쉼터 운영 과정에 남편과 부친이 개입해 뒷말을 낳았다. 윤 당선인 딸 유학자금과 아파트 매입 자금 출처를 두고도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을 더 키운 건 윤 당선인의 해명이었다. 윤 당선인은 전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성 쉼터와 아파트 매입 자금 관련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2013년 쉼터 매입 당시 당초 사업부지인 서울 마포구 성산동이 아닌 안성 주택을 산 데 대해선 "(기부금을 낸) 현대중공업에서 받은 10억원으론 마포구에서 집을 살 수 없었다"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경기 지역도 괜찮다'고 했고, (안성 쉼터 매입 후) 공동모금회와 현대중공업 모두 마음에 들어 했다"고 했다.

하지만 공동모금회는 먼저 경기 지역을 제안한 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현대중공업도 안성 쉼터 매입 사실을 사후에 통보받은 게 전부라고 했다. 윤 당선인의 설명과는 달리 당시 서울 성산동 일대에서 10억원 이하 단독주택 구입이 가능했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2012년 경기 수원의 2억원대 아파트 매입 자금 출처와 관련해선 한나절 만에 말을 바꿔 더 큰 의혹을 자초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전날 오전 인터뷰에선 "기존에 살던 아파트를 팔아 경매로 낙찰받은 아파트를 샀다"고 했다. 이후 기존 아파트 매각 시점이 새 아파트 경매 취득보다 9개월 늦은 사실이 드러나자 "정기적금과 가족 차입, 개인 예금 등으로 경매 아파트 매입 자금을 충당했고, 2013년 2월 기존 아파트가 팔려 가족 차입금을 갚았다"고 번복했다.

윤 당선인은 "오래된 일이라 기억 착오였다"고 했지만 거짓말 논란을 낳았다. 미래통합당에선 "개인 계좌로 받은 후원금의 사용처가 수상할 수밖에 없다"(곽상도 의원)는 말까지 나왔다. 통합당은 이날 윤 당선인 관련 의혹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에서도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이낙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 "제대로 된 검증 절차와 과정이 미진했던 것 아니냐"(박용진 의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오전 10시쯤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에 위치한 정의기억연대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쉼터) 전경 / 사진=이강준 기자

베스트 클릭

  1. 1 [단독]허웅 전 여친, 이선균 공갈사건 피고인과 같은 업소 출신
  2. 2 "허웅이 낙태 강요…두 번째 임신은 강제적 성관계 때문" 전 여친 주장
  3. 3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결혼 상대는?…걸그룹 '리브하이' 레아
  4. 4 "비싸도 살 수만 있다면" 15시간 줄 섰다…뉴욕 한복판에 수백명 우르르[뉴스속오늘]
  5. 5 '사생활 논란' 허웅 측, 故이선균 언급하더니 "사과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