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은 생산품질을 책임지고 회사는 조합원에 대한 고용과 임금, 복지를 보장해야 한다." (4월27일 현대차 노조 소식지)
대립과 갈등의 상징으로 인식됐던 한국 노사문화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생산, 판매, 고용이 위태로운 생존 기로에서 새로운 노사관계 설정을 설정을 위해 노조가 먼저 손을 내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 해법으로 거론되는 대기업 리쇼어링(reshoring: 해외 진출한 기업을 자국으로 돌아오도록 유도)을 본격화하려면 모처럼 조성된 노사협력 분위기를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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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노조가 만든 임금·철밥통 신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2018년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제조업체 중 해외사업장을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50개사 가운데 국내 유턴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 '고임금 부담'(16.7%)과 '노동시장 경직성'(4.2%)이 2, 3위를 차지했다.
유턴 기업 확대를 위한 필수 과제로도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29.4%)를 꼽은 기업이 가장 많았다. 영국 싱크탱크 레가툼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 번영지수(레가툼 지수)의 2018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 유연성은 조사 대상 149개국 중 97위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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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서릿발…제조업 엑소더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1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 회장단 회의'에서 "무엇보다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정립하고 더 유연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노동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래야 해외에 나간 기업들도 국내로 되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한 임원은 "국내 공장에서 자동차 1대를 만드는 데 토요타나 포드보다 평균 4~5시간이 더 걸리는 이유는 파업에 빠져있는 노조 문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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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살 떨지 말아라"에서 "일감 확보 손잡자"로━
현대차 노조가 직원들의 '임금 동결'을 언급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전에는 회사가 아무리 경영난을 겪어도 임금 인상 요구를 꺾지 않았다.
현대차 노조의 표현대로 "서로 해줄 것은 해주고 받을 것은 받는 노사 '윈윈' 문화"가 정착되면 기업 경쟁력 제고를 넘어 국내 기업들의 리쇼어링과 일자리 창출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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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포드…코로나 충격에 글로벌 車업계 추풍낙엽━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의 고용 안정이란 곧 일감 확보를 말한다"며 "앞으로 국내 공장이 추가로 가동 중단할 가능성이 있어 임금 동결을 앞세워 이를 미리 막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완성차업계에서는 코로나19 충격이 가시화되면서 구조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일본 닛산은 미국, 영국, 스페인 공장의 근로자 2만여명을 대상으로 일시 해고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GM과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도 직원 급여 삭감을 단행했다.
현대차 역시 올 1분기 완성차 판매량이 100만대 아래로 떨어지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분기 판매량이 100만대를 밑돈 것은 9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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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이 만든 훈풍…"노조 인식 변화 더 빨라져야"━
국내 조선사 노사가 일감 확보를 위해 계약 상대방을 함께 방문한 것은 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일감 확보에 노사가 따로 없다는 노동자협의회의 결단이 보기 드문 장면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제조업 엑소더스(대탈출)를 막고 해외로 빠져나간 공장까지 돌아오게 하려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노조의 목표도 일감과 고용으로 인식의 대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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