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80조원 투자 '전동화'에 사활…내년 '차세대 전기차' 첫 출시

머니투데이 유영호 기자 | 2020.05.13 16:25

가솔린과 디젤 같은 내연기관차가 배터리와 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하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로 빠르게 대체될 전망이다. 이 같은 자동차 '전동화'는 현대·기아차가 미래 자동차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전기차 출시를 본격화해 2025년에는 세계 3대 전동차 메이커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이 목표를 이루려면 삼성SDI 같은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이 필수다.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날 전격 회동한 것도 현대차의 전동화 밑그림 일환이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내년 1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에서 만든 첫 전기차를 출시한다. 지금까지 현대차는 코나EV나 니로EV 같은 전기차 9종을 내연기관차 플랫폼에서 생산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본격 가동하며 테슬라나 메르세데스-벤츠 EQ모델, BMW i모델 같은 전기차들과 주도권 경쟁을 벌인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이 전기차 프로젝트에 80조1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자동차 전동화를 중심으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2025 전략'에 맞춰 2025년까지 61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모듈형 전기차 체계를 바탕으로 전동차 라인업을 확대해 2025년까지 배터리 전기차 56만대, 수소 전기차 11만대 등 전동차 글로벌 판매량을 67만대로 늘린다. 이 계획대로라면 세계 3대 전동차 기업으로 도약 가능하다.

현대차는 내년 중에 제네시스 브랜드 중 처음으로 전용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2024년 이후에는 전동화 라인업을 더 확대한다. 고성능 N 브랜드를 적용한 전동차도 개발해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현대차는 2030년부터 한국과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 내놓는 신차를 전동차로 모두 대체할 방침이다. 2035년부터는 인도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도 전동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올해 1월 발표한 ‘플랜 S’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29조원 투자한다. 2025년 전 차급에서 전기차 11종의 풀 라인업을 갖추고, 글로벌 점유율 6.6%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2026년 전기차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50만대(총 친환경차 100만대)를 팔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기아차가 이처럼 '전동화'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세계 자동차시장 패러다임과 맞물려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세계 자동차 시장의 환경규제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동화는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유일한 활로나 마찬가지다. 피할 수 없다면 선제적 투자로 시장 리더십을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승부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전동화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전동화 부품의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하여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 EVs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2만6436대에 달한다. 이는 △테슬라(36만7820대) △비야디(22만9506대) △베이징자동차(16만251대) △상하이자동차(13만7666대) △BMW(12만8883대)에 이어 6위다. 올 1분기의 경우 현대차는 전기차 2만4116대를 판매하며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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