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성애 혐오 처벌" vs 염안섭 "동성애 반대 억압도 혐오"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 2020.05.11 10:35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뉴스1
서울 이태원 집단감염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 차별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이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 사회 논객은 최근 동성애자에 대한 언어 폭력과 차별·혐오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동성애 반대 논객인 염안섭 수동연세요양병원장은 진 전 교수의 지난 5일 SNS를 인용한 머니투데이 보도(☞ 관련 기사 : 진중권 "독일·미국도 동성애 수용하는데…한국 개신교는 미개")에 11일 반론권을 요구해 왔다.

염 원장은 "진 전 교수의 발언은 동성애 반대 의견을 가진 염안섭이라는 개인에게 가한 폭력과 혐오"라고 주장했다.


진중권 "동성애 차별 행위는 미개…처벌해야"


앞서 진 전 교수는 지난 5일 염 원장이 한 기독교 계열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을 언급하며 "빨리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이런 범죄 행위는 바로바로 처벌해야 한다. 미개함은 제발 그 세대에서 끝내자"고 밝혔다.

진 전 교수가 문제 삼은 칼럼은 '동성애에 맞선 하나님의 의병'이라는 제목으로 존 웨인 게이시라는 1960~70년대 미국의 한 동성애자 살인마 사례를 언급하며 "동성애 문제를 지닌 이들에게 '아무 문제 없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염 원장은 이 글에서 "지금 대한민국에선 동성애가 정상이라는 주장만이 차고 넘친다"며 "동성애라는 이상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고 무책임한 인권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 글에 대해 "이건 '의병'이 아니라 '질병'이다"라며 "한국 기독교는 왜 애먼 동성애자를 못살게 굴려고 하느냐"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종교개혁의 원조인 독일의 기독교도 동성애자를 수용하고 한국 개신교의 원조인 미국에서도 동성혼이 합법화했다"며 "(기독교인들이) 예수가 언급도 안 한 동성애는 기를 쓰고 박해하면서 예수가 명시적으로 하지 말라고 한 이혼은 잘도 한다"고 표현했다.


염안섭 "동성애 반대에 '질병, 미개함' 표현도 폭력·혐오"


염안섭 수동연세요양병원장 /사진=본인 제공


이에대해 염 원장은 동성애 차별 행위가 미개하고 처벌해야 할 대상이라는 진 전 교수의 주장에 "자유주의 사회는 찬성 의견이 있으면 반대 의견도 있다"며 반박했다.


염 원장은 "진 전 교수는 동성애에 대한 반대 의견에 대해 '질병, 미개함'이라고 표현하며 차별금지법을 만들어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이는 제게 가한 폭력과 혐오"라고 주장했다.

이어 "동성애를 반대하는 시민들에게 가학적인 인사들이 폭력과 혐오를 확대하고 조직화하기 위해 반인권적인 법률인 차별금지법을 만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염 원장은 또 자신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를 진료해 온 의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의학적으로 분명한 동성애와 에이즈의 밀접한 연관성 등 동성애의 폐해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학문적 자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염 원장은 청소년 에이즈 감염 전부가 동성애를 통해 발병하고 에이즈 신규 발생이 동성애자에게 더 많다는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 결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성애자가 에이즈 유발 바이러스로 알려진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와 관련된 카포시 육종 등 암 발생 위험도 두 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학적인 결과는 뒤로 한 채 학문적으로 입증된 동성애의 문제점에 대해 말하는 목소리를 처벌하겠다는 차별금지법은 학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악법"이라고 밝혔다.


이태원 집단감염發 동성애 혐오 논쟁…진중권 "기독교가 사과하라"


지난 7일부터 서울 이태원 일대를 중심으로 벌어진 집단감염을 다룬 보도와 관련 진 전 교수는 11일에도 기독교계에 동성애자 혐오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SNS에 국내 언론이 이번 집단감염을 '성소수자 클럽' 등으로 언급하며 보도한 관행을 지적한 영미 언론 반응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사회 속의 특정 인간집단을 혐오할 자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특히 기독교 매체 등의 표현을 두고 "도대체 교회에서 뭔 소리를 들었길래 인간들이 저렇게 사악해졌느냐"며 "동료시민에 대한 차별과 배제의 언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절대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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