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다음달 통화정책 발표를 앞두고 경제전망을 수립해야 하지만 사상 최악의 실업률, 2차 감염이 우려되는 경제 재개 등 각종 변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연준은 다음달 9~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통화정책을 발표한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시야 확보가 안된 상태에서 항공기 계기에만 의존해 비행하는 '장님 비행' 상태라고 지적하고, 연준이 미 경제 전망을 수립해야 정책을 마련할 수 있는 만큼 험난한 한 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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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그냥 예상하지 말까━
이미 연준 내부에선 경제를 내다보기가 너무 까다롭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6월 발표하는 경제전망을 아예 포기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연준 2인자인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은 "거대한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기"라면서 "이 시점을 헤쳐나가려면 적절히 겸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샌프란시크코 연준의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는 "경제를 예상하는 게 매우 어려워졌다"면서 "바이러스의 방향에 달려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는 "만약 2차 감염 확산이 시작되면 세계는 다시 셧다운에 돌입하게 되고 그러면 내년 국내총생산(GDP)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수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지난달 2050만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며 실업률 14.7%를 기록, 경제대공황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봉쇄조치를 풀고, 경제활동 재개를 시작했는데 2차 감염이 확산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다음달까지 완성해야 하는 경제전망요약(SEP) 분기 보고서 발표를 아예 취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연준은 이미 지난 3월에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전망 급변을 이유로 SEP 발간을 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SEP를 다시 한번 취소할 경우 FOMC의 의미도 급격히 줄게 돼 FOMC 개최 역시 취소되거나, 열리더라도 큰 의미 없이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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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마이너스 금리' 기대하는데… ━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말에도 "우리 권한의 절대 한계(absolute limit)까지 사용하겠다"고 말하면서 상황이 악화할 경우 모든 권한을 활용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을 시사했다.
연준은 경제전망을 못하는 상황에서도 시장을 향해 경제회복 전까지는 현 제로금지 상황을 유지할 것이라고 안심시키고 있기도 하다.
시장은 이미 연준이 올해는 제로금리 유지, 내년에는 마이너스 금리로 내려갈 것이라는 데 기대를 걸고 있는데, 경제 상황이 현재보다 악화할 경우 반대론자인 파월 총재가 변할 가능성도 있다.
데일리 총재는 "제2의 도구를 사용해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면서 연준의 통화정책이 더 창의적으로 변할 수 있음을 시사했고, 파월 총재도 "경제가 더 많은 지원을 원할 경우 우리가 더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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