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정권과 윈윈 없다"…美, 사실상 '신냉전' 선언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20.05.07 04:2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윈윈은 없다"며 중국과의 전면적 '신냉전'(new cold war)을 사실상 선언했다. 지난 1월15일 1단계 무역합의로 잦아드는듯 했던 두 나라의 패권 경쟁이 코로나19(COVID-19) 사태의 책임을 둘러싼 공방을 계기로 다시 불 붙었다. 무역합의 파기와 제2차 무역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폼페이오 "중국이 정보 공개했으면 수십만명 안 죽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각 나라가 중국 공산당과 거래를 하는 것의 위험을 알기 시작했다"며 "공산주의자 정권과의 진정한 윈윈은 없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은 지금도 코로나19에 대한 정보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며 "그들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다면 전세계 수십만명의 죽음을 막고, 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지는 것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이날까지 코로나19로 전세계에서 26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바이러스학연구소(Wuhan Institute of Virology·이하 우한연구소)에서 나왔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은 주장을 폈다.

이 같은 주장에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그들에겐 아무런 증거도 없기 때문에 증거를 제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달 세계보건총회(WHA)에 대만을 초청할 것을 WHO(세계보건기구)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는 중국은 지난 2016년 WHO를 압박해 대만의 옵저버(참관인) 자격마저 박탈했다.



트럼프 "1200조원 대중국 관세, 최후의 벌칙"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상대로 한 경제적 응징을 경고해왔다.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실수였든 고의였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중국의 책임이 크다며 "중국으로부터 보상을 받기 위해 1조달러(약 1200조원) 규모의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선 '중국의 코로나19 사태 책임에 대한 징벌적 성격으로 추가 대중국 관세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건 최후의 벌칙이 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면서 "만약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대로) 2500억달러 상당의 우리 상품을 사지 않는다면 우리는 (1단계) 무역합의를 파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관세 등 중국에 대한 징벌적 제재에 착수한다면 중국의 반발과 함께 2단계 무역전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中학자 "미국과 중국 사실상 신냉전 돌입"


미 의회에선 미국인들이 직접 중국 정부를 상대로 천문학적 규모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중국에 대해 '주권면제'(sovereign immunity)를 배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론 라이트와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최근 "중국이 고의적으로 WTO와 다른 나라들을 호도했다"며 중국에 대한 주권면제를 박탈하는 내용의 결의안 6524호를 발의했다.

주권면제란 한 주권국가에 대해 다른 나라가 자국의 국내법을 적용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원칙을 말한다. 따라서 미국 법정에서 중국 정부를 피고로 세우려면 주권면제를 박탈하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에선 40개국 1만명의 시민이 중국 정부를 상대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6조달러(약 7300조원) 규모의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인도 변호사협회도 중국에 전세계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20조달러(약 2경4000조원)에 가까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의 이같은 행보는 11월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전략은 코로나19에 따른 인명피해와 경제적 고통에 대한 분노를 미국인들이 경계하는 적대국으로 돌리는 것"이라며 "공화당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중국의 과실을 들추는 게 선거에 유리하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미국과 중국은 사실상 신냉전에 접어들었다"며 "미국과 소련의 냉전과 달리 신냉전은 전면적인 경쟁과 급속한 분열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개그맨들에게 폭력·따돌림 당해"…'뜬금 은퇴→해외행' 천수정 폭로
  2. 2 [단독]유승준 '또' 한국행 거부 당했다…"대법서 두차례나 승소했는데"
  3. 3 1000도 화산재 기둥 '펑'…"지옥 같았다" 단풍놀이 갔다 주검으로[뉴스속오늘]
  4. 4 유명 사업가, 독주 먹여 성범죄→임신까지 했는데…드러난 '충격' 실체
  5. 5 "대한민국이 날 버렸어" 홍명보의 말…안정환 과거 '일침' 재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