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벨벳 89만9000원 비싸다? "2년뒤 50% 파격 할인보상"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오상헌 기자, 김주현 기자 | 2020.05.05 15:20
LG전자는 오는 15일 이동통신 3사와 오픈마켓, LG베스트샵 등 자급제 채널을 통해 ‘LG 벨벳’을 국내 출시한다. 출고가는 89만9800원이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LG벨벳' 출고가격이 확정됐다. 89만9000원.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높였던 한껏 디자인과 달리, 이번에 확정된 가격 조건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과 비교하면 저렴하지만, 스펙(사양) 대비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가격은 결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또 오는 6일 '아이폰SE' 2세대 모델이 50만원대 가격에 나오고, 삼성전자도 7일 50만원대 5G 스마트폰 '갤럭시A51' 등을 출시한다. 이들과 신제품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90만원에 달하는 출시가격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LG전자가 제품 출시와 더불어 이동통신 3사와 손잡고 최대 50% 할인 보상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이유다.



89만9800원짜리 LG벨벳 40만원 주면 산다…2년뒤 반납하면 최대 50% 할인


LG전자가 5일 'LG 벨벳' 출고가를 89만9800원에 최종 확정하고 8일부터 예약판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오는 15일 이통3사와 오픈마켓, LG베스트샵 등 자급제 채널을 통해 국내 출시한다.

LG전자는 LG 벨벳을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 이동통신 3사와 협업해 '고객 혜택 프로그램'도 진행하기로 했다. 스마트폰을 구매해 24개월간 사용 후, 제품을 반납하면 출고가의 최대 50%를 할인받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단 반납 후 LG전자 프리미엄 제품을 다시 구매해야 할인받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LG벨벳을 구매하고 월 8만원의 5G 요금제를 사용하는 가입자는 단말기 가격의 최대 50%인 44만9900원을 할인받는다. 여기에 통신사별 요금제에 따른 선택약정할인(25%)을 더하면, 48만원(24개월x8만원x0.25)의 할인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애플 '아이폰 SE' 넘어설까…삼성 갤럭시S20이 최대 복병?


이같은 프로그램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 LG전자 측은 고객 체감 가격을 낮추고 혜택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어느 정도 먹혀 들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일단 향후 반납을 조건으로 가격을 할인해주는 보상 프로그램은 이전에도 종종 시행됐던 마케팅 기법이라 크게 새롭지 않다.


경쟁상황도 녹록치 않다. 애플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 2세대 모델이 6일 국내 출시된다. 아이폰SE는 애플이 4년 만에 선보이는 보급형 모델로 성능은 높지만, 가격은 낮춘 제품이다. 애플 아이폰 제품 라인업에서 보기 드문 가성비(가격대성능비) 제품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사전 예약을 진행한 결과, 리셀러업체 프리스비와 쿠팡 등에서 용량·색상별로 준비한 사전예약 제품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 업계는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었지만 사전예약 성적은 기대 이상이란 평가다. 삼성의 30만원대 보급형 제품인 '갤럭시A31'과 50만원대 5G 스마트폰인 '갤럭시 A51'도 오는 7일 동시 출시된다.

최대 복병은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출시한 '갤럭시S20'이 될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황금연휴 기간 동안 이동통신 3사의 공시지원금이 최대 50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된 데다 통신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일부 유통망에 대규모 판매 장려금(리베이트)을 뿌리면서다. 삼성전자와 통신사들이 '공짜폰 대란'에 준하는 황금연휴 바겐세일에 나선 것이다.

통신업계와 일선 유통점 등의 전언에 따르면, 서울 신도림과 강변 테크노마트 등 휴대폰 집단상가와 일부 온라인 특별판매 채널에선 지난 1일부터 갤럭시S20을 10만원대 초반대까지 내린 가격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은 주력 기종 판매 부진을 타개하려는 삼성전자와 5G 가입자를 확대하기 위한 이통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황금연휴를 맞아 휴대전화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LG벨벳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LG전자의 보상판매 마케팅이 시장에 먹혀들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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