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 긴줄에 속았네" 코로나 속 어린이날 놀이공원 표정은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20.05.05 15:49

어린이날 주요 테마파크 방문객 평년 절반수준…외곽 소형 테마파크, 여행지는 붐벼

5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찾은 입장객들이 직원 안내에 따라 2m마다 붙여진 노란색 테이프에 맞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다. /사진=유승목 기자
#. "생각보다 사람이 많네…." 황금연휴의 마지막 날이자 어린이날인 5일 오전 10시.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국내 대표 테마파크 에버랜드 매표소 앞은 가족단위 입장객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오랜만에 놀이공원 나들이를 나온 어린이들의 활짝 핀 표정과 달리 많은 적잖은 인파에 당황한 부모들은 걱정이 앞섰다. 입장을 기다리던 이모씨는 "혹시나 싶어 왔는데 예상보다 사람이 많아 걱정스럽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는 않네?" 같은 시각 테마파크 안에 들어선 나들이객들의 표정에는 안도감이 스쳤다. 우려와 달리 막상 놀이공원은 크게 붐비지 않아서다. 개장 시간에 맞춰 몰린 입장객에 정문 앞이 북적이던 것과 달리 총 입장객 수만 놓고보면 예년보다 한산했다. 테마파크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여전히 조심하는 분위기가 있고 비도 조금씩 오는 등 날씨도 궂어 전년보다 입장객 수가 적다"고 말했다.

어린이날인 5일 오전 9시55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개장 전 입장객들이 몰리며 정문 앞이 다소 붐볐다. /사진=유승목 기자
주요 유원시설들도 코로나 확산이 절정이던 지난 3~4월과 비교하면 입장객이 다소 늘며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여전히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테마파크들은 당장 이용객이 전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길 바라기보단, 감염 방지를 위한 방역에 방점을 두고 천천히 반등을 노린다는 분위기다.



눈치게임 속 대형 테마파크 피하고 외곽으로


어린이날인 5일 경기 파주 임진각 내 소규모 테마파크가 이용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모습./사진=장시복 기자
정부의 코로나19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마지막 날인 이날 에버랜드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월드의 분위기는 여유로웠다. 생활방역 전환을 앞두고 연휴 마지막 날을 즐기기 위해 많은 나들이족이 몰릴 것이란 관측과 달리 개장 시간 정도를 제외하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에버랜드와 롯데월드에 따르면 연휴 기간 입장객 수는 평년과 비교해 여전히 절반 수준이다. 3~4월보다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주목할 만한 정도는 아니란 설명이다. 이날 입장객 수 역시 대체로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 상황이 좋지 않기도 했지만 통상 어린이 동반 가족단위 고객이 많다는 점에서 코로나 여파가 여전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어린이날 전후가 국내 테마파크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다. 지난해 정문과 1km 이상 떨어진 주차장까지 꽉 차 갓길도 주차장이 됐던 에버랜드는 이날 정문 앞 주차장을 빼고 '만차'는 없었다. 롯데월드 주차장도 오전 내내 초록불이 켜져 있었다.

최장 6일의 황금연휴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지난 4일 제주국제공항 3층 국내선 출발장이 귀경길에 나선 관광객들의 발길로 붐비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이날 제주공항을 통해 약 2만9000여명의 관광객들이 제주를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오히려 근교나 지방에 위치한 소규모 테마파크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이날 경기 파주 임진각 인근의 유원시설에는 소형 바이킹을 타기 위한 어린이들과 부모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당초 대형 테마파크에 몰릴 것이란 전망으로 에버랜드나 롯데월드를 피하고 자연 속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킬 겸 외곽 나들이를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연휴 기간 제주도에 20만명의 여행객이 몰리는 등 지방 여행지를 중심으로 한 국내 여행이 반짝특수를 보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주차장 한산한데 어트랙션 대기는 2시간, 왜?


5일 오전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테마파크 에버랜드를 찾은 입장객들이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모습. 외곽 지역 주차장은 한산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방역 조치로 입장대기가 길어졌다. /사진=유승목 기자
하지만 에버랜드와 롯데월드에서도 바이킹을 비롯, 주요 어트랙션을 탑승까지 걸리는 시간은 이른바 '눈치 게임'에 실패한 극성수기와 다를 바 없이 1~2시간이 소요됐다. 입장에 걸리는 시간도 긴 편이었다. 정부 지침에 따라 테마파크 자체적인 방역·예방 활동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에버랜드와 롯데월드 모두 거리두기를 위해 탑승 시 간격 유지·탑승 전후 유기기구 소독을 진행, 이용에 시간이 걸렸다. 일부 어트랙션은 운휴하기도 했다.

실제 이날 에버랜드는 곳곳에서 직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진행 중이라며 간격을 넓혀 서 달라고 요청했다. 롯데월드에는 2m 간격으로 붙여진 노란 선이 눈에 띄었다. 고객들이 간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붙인 것인데, 마스크를 쓴 대다수 이용객들은 직원 요청에 따라 거리를 지켰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초반과 달리 고객들이 먼저 선을 지켜준다"며 "이용객들의 협조가 방역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유원시설들은 향후에도 생활 속 거리두기에 맞춰 방역과 안전에 주의를 기울인단 입장이다. 그나마 코로나 소강세 속에서 소비심리가 물 오르며 방문객이 3~4월보다 늘어난 점은 다행이지만 방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생활 속 방역이 상시 이어질 것이란 예상에서 마스크 착용, 이용시설 소독 등 방역에 지속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5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어드벤처 입장을 위해 기다리고 있는 가족 나들이객의 모습.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2m 선에 맞춰 대기하고 있다. /사진=유승목 기자
하지만 입장객 감소세 지속에 따른 운영난에 대한 걱정도 적지 않다. 함께 직격타를 맞은 소비·여행 관련 업계와 달리 회복이 더뎌서다. 퍼레이드와 페스티벌 등 올해 기획했던 이벤트들이 '올 스톱'이다. 탄력적으로 운영시간을 조정하는 등 위기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유원시설업계는 최근 정부에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조건 완화와 재산세·공유재산 임대료 감면 등 실질적 지원 및 코로나 종식 후 관광 내수 활성화 방안을 건의했다. 특히 여행업, 호텔업처럼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검토해줄 것을 강하게 요청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관광소비지출 급감으로 전례없는 운영난을 겪는 만큼 체감 가능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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