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도 연다"…봉쇄 완화 러시에 S&P 0.4%↑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20.05.05 07:02

[뉴욕마감]

뉴욕증시가 장후반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인구와 경제력 모두에서 미국 최대를 자랑하는 캘리포니아주까지 봉쇄 완화 대열에 합류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의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외출제한 등 고강도 방역을 주도해온 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캘리포니아 등 20여개주, 일부 소매점 영업재개 허용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07포인트(0.11%) 오른 2만3749.7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2.03포인트(0.42%) 뛴 2842.7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05.77포인트(1.23%) 급등한 8710.71로 마감했다.

대형 IT(정보기술)주들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넷플릭스는 각각 2.4%, 3.0% 뛰었고 아마존과 페이스북, 애플도 모두 1% 넘게 올랐다.

지난 주말 "주가가 너무 높다"는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의 트윗 탓에 급락했던 테슬라는 이날 8.5% 반등했다.

플로리다, 뉴저지, 조지아 등 미국 20여개 주들이 코로나19(COVID-19) 확산을 막기 위해 취했던 봉쇄 조치의 단계적 완화에 들어간 것이 매수심리를 부추겼다.

특히 이날 장후반엔 미국 최대주인 캘리포니아주가 8일부터 의류 판매점, 서점, 꽃집 등 일부 소매점의 영업 재개를 허용키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지수가 플러스로 전환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데이터는 우리가 우리가 봉쇄를 완화해도 된다고 말한다"며 "우리가 진전을 이룬 덕분에 우리는 점진적으로 두번째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도 랠리에 한몫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일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긴급 승인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美므누신 "필요하면 추가 부양책…여행·식당에 집중"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필요할 경우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미국 기업과 근로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보내야 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완벽하게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여행 업계와 요식 업계를 살리고 세제를 개편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에 급여세 감면 방안이 포함돼 있지 않을 경우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의회는 사상 최대 규모의 2조2000억 달러(약 2700조원) 상당의 슈퍼 경기부양책과 중소기업 지원자금 확충 등을 위한 4840억 달러 규모의 패키지를 비롯해 4차례의 부양책을 승인했다.



"버핏까지 팔았다"…항공주 급락


그러나 델타, 유나이티드, 아메리칸등 미국 3대 항공주는 모두 5% 넘게 급락했다. 장기 가치투자자를 대표하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CEO(최고경영자)가 이 항공주들을 전량 매각했다는 소식 탓이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회장은 "버핏 같은 장기투자자가 주식을 팔았다는 건 항공산업이 미래에 근본적인 위험에 처했다고 그가 생각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미국의 공장재 수주가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더 크게 줄었다는 소식도 전해졌지만 장세를 뒤집진 못했다.

이날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3월 미국의 공장재 수주 실적은 전월 대비 10.3% 급감했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9.9%(마켓워치 기준)보다 더 큰 감소율이다.

방위 분야를 제외한 공장재 수주 감소율은 10.7%에 달했다. 그러나 변동성이 높은 운송 분야를 제외한 감소율은 3.7%에 그쳤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사진=블룸버그


유럽증시,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우려에 하락


유럽증시는 내림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사태의 책임을 둘러싼 미중 갈등의 결과로 미중 무역전쟁이 재발할지 모른다는 우려 탓이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 거래일보다 8.95포인트(2.65%) 떨어진 328.44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394.84포인트(3.64%) 내린 1만466.80,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193.95포인트(4.24%) 급락한 4378.23으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28포인트(0.16%) 내린 5753.78을 기록했다.

IG그룹의 징이 판 애널리스트는 "과거 시장을 괴롭혔던 무역전쟁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투자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이란) 끔찍한 실수를 저지르고도 인정하고 싶지 않아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실수였든 고의였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중국의 책임이 크다며 "중국으로부터 보상을 받기 위해 1조달러(약 1200조원) 규모의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코로나19 발병 사실을 투명하게 알리지 않고 국제공조도 거부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180여개국이 고통을 받고 있다"며 "중국에 극단적인 벌을 주는 방법은 많다"고 했다.

미 의회에선 미국인들이 직접 중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중국에 대해 '주권면제'(sovereign immunity)를 배제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론 라이트와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중국이 고의적으로 WTO(세계보건기구)와 다른 나라들을 호도했다"며 중국에 대한 주권면제를 박탈하는 내용의 결의안 6524호를 발의했다.

주권면제란 한 주권국가에 대해 다른 나라가 자국의 국내법을 적용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원칙을 말한다. 따라서 미국 법정에서 중국 정부를 피고로 세우려면 주권면제를 박탈하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에선 40개국 1만명의 시민이 중국 정부를 상대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6조달러(약 7300조원) 규모의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인도 변호사협회도 중국에 전세계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20조달러(약 2경4000조원)에 가까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관세 등 중국에 대한 징벌적 제재에 착수할 경우 중국의 반발과 함께 2단계 무역전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지난 1월15일 1단계 무역합의로 소강 상태에 들어갔던 미중간 무역갈등에 다시 불이 붙는 셈이다.

이 경우 중국은 미국으로의 코로나19 관련 의료장비 수출을 미루거나 대미 관세 인상 등을 통해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자신들도 코로나19의 피해자라며 팬데믹에 자신들의 책임은 없다고 주장해왔다.



봉쇄 완화 기대에 WTI 20달러 탈환


국제유가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약 20일만에 배럴당 20달러선을 탈환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가 단계적으로 완화되면서 석유 수요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6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61센트(3.08%) 뛴 20.3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 6월물이 종가 기준으로 배럴당 20달러를 넘긴 것은 지난달 14일 이후 처음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7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밤 9시43분 현재 배럴당 1.57달러(5.94%) 오른 28.01달러를 기록 중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전세계 석유 재고량은 4월에 정점을 찍고 안정되고 있다"며 "각국이 봉쇄 완화에 나서면서 석유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올랐다. 이날 오후 4시46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장보다 9.60달러(0.56%) 상승한 1710.50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도 강세였다. 같은 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45% 오른 99.53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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