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英총리의 회고 "의료진이 죽음발표 준비하는것 들었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20.05.04 06:48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 선'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엔 치료제가 없음을 깨달아…좌절"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AFP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완치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자신의 투병생활을 회고하며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순간이었다. 부인하지 않겠다"며 "사망을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 계획)이 가동됐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말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 증세가 악화돼 세인트토머스병원 중환자실에 3일간 입원했다. 그는 "계속 일을 하고 있었기에 입원을 거부했는데 극심한 피로감을 느꼈다"며 "그냥 힘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때 병원에 가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정말 가기 싫었다. 그렇지만 그들(참모들)은 매우 단호했다. 돌이켜보면 그들이 나를 입원하게 한 것은 옳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믿기 힘들 정도로 며칠 새 건강이 급속히 나빠졌다"며 "나는 좌절했고 왜 호전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기간 내 삽관을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의료진의 의견이 50대 50으로 갈라지는 나쁜 순간이 찾아왔다"며 "그들은 '(1953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스탈린 사망' 같은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모든 조치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엔 치료제가 없음을 (새삼) 깨달았다"며 "어떻게 하면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자신에게 계속 물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중환자실에서 혈액 등 지표는 나쁜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의식이 분명한 상태에서, 의료진이 일이 잘못 됐을 때 나의 죽음을 발표하려 준비까지 하는 것까지 들었다"고 공개했다.


존슨 총리는 퇴원 후 총리 지방관저인 체커스에서 휴식을 취한 뒤 지난달 27일 복귀했다. 존슨 총리는 이틀 뒤 아들을 얻었는데, 자신의 치료를 담당한 의사 닉(Nick) 프라이스와 닉(Nick) 하트의 이름을 따 니컬러스(Nicholas)라는 이름을 붙였다.

존슨 총리를 치료한 두 의료진은 총리와 시먼스 여사에게 득남 축하 인사를 보내며 화답했다. 그들은 성명을 내고 "우리의 노고를 이렇게 알아줘서 매우 기쁘다"며 "이 영광을 코로나19 환자를 함께 돌보는 수많은 동료 의료진에게 돌리고 싶다. 존슨 총리와 그의 새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미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4일 오전 6시40분(한국시간) 기준 현재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8만7840명이며 사망자 수는 2만8520명이다. 영국 정부는 이날 봉쇄 조치에 피해를 입은 취약계층을 위해 7600만 파운드(약 1163억원)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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