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설’에 ‘사망설’까지 제기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김 위원장인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하면서다.
외신들은 이같은 소식을 일제히 보도하면서도 김 위원장이 모든 루머를 종식시켰다고 평가하거나, 사진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 확인할 수 없다며 의문을 표하는 등 각종 추측을 쏟아냈다. 또 김 위원장이 비료공장을 복귀 무대로 택한 것은 핵무기 개발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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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루머 종식" VS "진위 여부 확인 안돼"━
CNN은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뒤에 서 있고, 김 위원장이 리본 커팅식을 하고 있다”면서 “CNN은 사진이 진짜인지, 언제 찍힌 사진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축사가 김 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온 것인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앞서 CNN은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의 '건강 위중설'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조선중앙방송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소식을 전하면서도 “별도로 이를 확인할 순 없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이 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는 소식에 대한 질문에 “나는 김정은에 대해 아직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그에 관해 할 말이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김 위원장이 살아있는지 여부에 대한 답변을 해달라는 질문에도 “그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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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20일간 종적 감춘 이유는?━
김 위원장이 그동안 종적을 감춘 것은 코로나19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한미 정부 관계자들은 김 위원장이 이같은 이유로 원산에 가 있었던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 주변 인사들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자 감염 위험을 피하기 위해 원산으로 이동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WP는 한미 당국 관계자들이 김 위원장이 모습을 감춘 뒤로도 북한내 신호정보 증가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망설에는 회의적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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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무대 '순천인비료공장' 택한 이유는...━
김 위원장이 복귀무대로 순천인비료공장을 택한 것은 핵무기 개발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마가렛 크로이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비확산센터 연구원은 뉴스위크에 “순천인비료공장은 2017년 7월 북한이 두차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할 당시 기공식을 한 곳”이라면서 “다른 공장에서 시험용 우라늄 추출을 했다면 이 곳에선 완공으로 전면적인 추출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순천에는 우라늄 광산이 위치한 데다가, 농업용 인비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인산을 이용해 우라늄 추출도 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평상에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뒤 여태껏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지난달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처음으로 금수사태양궁전 참배에 참석하지 않자 건강이상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달 17일 북한전문매체가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심혈관 시술을 받고 치료 중이라고 보도를 했고, 이튿날 CNN이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중태에 빠졌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은 전세계로 확산했다.
이후 38노스가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지난달 21, 23일, 29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원산에 정차돼 있다고 공개되면서 원산 체류설이 퍼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김 위원장이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데다가 북한 관영 매체 또한 직접적으로 이같은 루머를 반박하지 않으면서 건강이상설은 지속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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