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코로나 치료제 희소식…한달새 14% 껑충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20.04.30 07:07

전 세계가 꿈에 그리던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확보가 조만간 현실화될 것이란 소식에 뉴욕증시가 환호했다.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확인된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Remdesivir)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을 긴급 승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선언도 주가 랠리에 한몫했다.



렘데시비르, 코로나 치료 효과 확인…"FDA, 긴급 승인 추진"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32.31포인트(2.21%) 뛴 2만4633.86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10일 이후 최고치다. 다우지수는 이달 들어 12.4% 올랐다. 이대로 이달을 마감할 경우 1987년 이후 최대 월간 상승률 기록이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 역시 76.12포인트(2.66%) 오른 2939.51로 마감했다. 3월6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S&P 500 지수는 이달 들어 14% 넘게 올라 1974년 이후 최대 월간 상승률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이날 306.98포인트(3.57%) 급등한 8914.71로 마쳤다.

유럽증시도 랠리를 이어갔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5.97포인트(1.75%) 오른 347.06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희소식이 경제활동 조기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하며 주가를 밀어올렸다.

이날 뉴욕타임스는 FDA가 이르면 이날 중 렘데시비리를 코로나19로 긴급 사용 승인할 계획이라고 미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FDA의 마이클 펠버바움 대변인은 이날 "렘데시비르 개발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최대한 빠르고 적절하게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TF(태스크포스)의 주축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주 좋은 소식"(quite good news)이라며 "임상시험 결과, 렘데시비르가 명백하게 코로나19 환자의 회복기간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싸움에서 희망이 보인다"고 했다.

NIAID가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위약(플라시보)을 투약받은 대조군의 코로나19 환자들은 회복까지 평균 15일이 걸린 반면 렘데시비르를 투약받은 환자들은 11일만에 회복됐다고 파우치 소장은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그러나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낮춰주는지 여부에 대한 연구는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파우치 소장은 렘데시비르에 대해 아직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며 FDA의 승인을 위한 일정표는 없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렘데시비르의 개발사인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도 이날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의 초기 결과를 공개했다.

임상시험에서 길리어드는 중증환자 200명에겐 5일간, 197명에겐 10일간 렘데시비르를 투여했는데 두 그룹 모두 절반 이상이 14일 이내 완치돼 퇴원했다. 5일 투약 그룹에선 65%, 10일 투약 그룹에선 54%가 14일내 코로나19가 완치됐다.

그러나 사망 사례도 있었다. 5일 투약 그룹의 8%, 10일 투여 그룹의 11%가 결국 목숨을 잃었다. 메스꺼움과 급성 호흡 부전 등의 부작용도 나타났다.

렘데시비르는 현재 전세계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들 가운데 임상시험 등의 단계가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아왔다.

당초 에볼라 치료용으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감염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경제방송 CNBC의 간판앵커인 투자전문가 짐 크레이머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의 타미플루(신종플루 치료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美파월 "우리 권한의 한계까지 동원해 경기부양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이틀간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화상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여러 차원에서 경제를 부양할 수 있다"며 "우리 권한의 절대 한계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필요한 만큼 (정책을) 확장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을 할 수도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린 해법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향후 경기전망에 대해 "미국 경제활동은 2/4분기에 전례 없는 속도로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코로나19에 의한 경제적 피해의 규모에 비춰볼 때 고용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 최대 고용이 달성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1/4분기 GDP(국내총생산)은 지난해 대비 4.8% 줄었다. 6년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으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4분기(-8.4%) 이후 최악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3.5%보다 큰 감소폭이다.

미국에서 3월부터 발효된 코로나19 관련 외출금지령과 비필수 사업장 폐쇄 명령의 영향이 본격화되는 2/4분기엔 더 큰 폭의 경기악화가 예상된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준은 이날 FOMC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0~0.25%로 동결하고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기 전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현재 진행 중인 공중보건위기가 단기적으로 경제활동과 고용,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중기적으로 경제전망에 상당한 위험을 가하고 있다"며 FOMC에서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15일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또 연준은 "경제가 최근 사태를 극복하고 '최대 고용'과 '물가안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궤도에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이 같은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이직 등에 따른 마찰비용을 고려할 때 실업률이 3%대 이하로 유지되면 사실상 최대 고용 또는 완전 고용 상태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 도전적인 시기에 미국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모든 범위의 수단을 동원할 것을 약속한다"며 "이를 통해 최대 고용과 물가안정 목표를 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연준은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 제로금리, 무제한 양적완화, 정크본드(투기등급 회사채) 매입 등 공격적인 통화완화정책을 쏟아냈다.





미국 자연적 감산에 WTI 22% 껑충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기름값 폭락에 미국내 석유 생산이 자연스럽게 줄어들면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6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2.72달러(22.0%) 뛴 15.0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6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밤 9시20분 현재 배럴당 2.41달러(11.78%) 오른 22.87달러를 기록 중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900만 배럴 늘어난 5억2760만 배럴로 집계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당초 시장은 1060만 배럴 증가를 예상했는데, 실제론 이에 못 미친 셈이다.

유가 폭락으로 인해 미국에서 자연적 감산이 이뤄진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셰일석유는 중동산 등 다른 유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채산성이 낮아 저유가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올랐다. 이날 오후 4시24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장보다 8.80달러(0.51%) 상승한 1731.00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는 약세였다. 같은 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34% 내린 99.52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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