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의사들이 진찰실서 옷을 벗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 2020.04.28 16:34
독일 의사들이 진행 중인 온라인 알몸 시위 '일말의 걱정'/사진='일말의 걱정' 페이지
독일 의사들이 '코로나19' 진료에 필요한 방호복과 마스크 지급을 요구하며 '알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빌트와 탁24 등에 따르면 독일 의사들은 온라인에서 ‘일말의 걱정'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자신의 알몸 사진을 올리는 방식으로 의료 장비 부족 실태를 꼬집고 있다.

시위를 주도한 가정의학과 전문의 루벤 베르나우는 현지 언론에 "알몸은 우리가 보호를 받지 못하고 취약한 상태라는 걸 상징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문의 야나 후제만은 "우리는 의사 없이 버틸 수 없는 사람들을 돌보고 싶다"면서 "코로나19 환자뿐 아니라 만성 질환자나 긴급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도 우려된다"고 의료 장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위에 참여한 의사들은 옷 대신 휴지나 가방, 진료차트 등으로 신체 일부를 가린 채 진찰실에 앉아있는 모습을 찍어 트위터 등에 올리고 있다.

한 의사가 '상처를 꿰매는 방법을 배웠는데 나는 왜 지금 내 마스크를 바느질하고 있냐'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사진='일말의 걱정' 페이지

한 의사는 사진과 함께 “상처를 꿰매는 방법을 배웠는데 나는 왜 지금 내 마스크를 바느질하고 있냐”고 항의했다.


이들은 앞서 비슷한 이유로 알몸 시위를 했던 프랑스 의사 알랭 콜롱비에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콜롱비에는 자신과 동료 의사들을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총알받이'라고 묘사하며 알몸으로 진찰 중인 사진을 공개했다.

독일 일간지 탁24는 "많은 의사들이 무방비 상태로 정부의 의료 장비 공급 체계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독일 전역에 보호복과 일회용 장갑, 마스크, 소독제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독일 내 마스크 부족 현상이 심해 일부 온라인 상점에서 주문할 경우 배송까지 최장 2개월이 걸리는 상황이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의료진들도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DW는 전했다.

이에 독일 일반개업의사협회와 독일 가정의학협회는 공동 성명을 내고 "당신을 보호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독일 건강보험회사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독일 의료 현장에 일회용 마스크 1억 개 이상, 필터 마스크 5000만 개 이상, 방호 앞치마 6000만 개 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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