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부터 거리두기 기적까지' 코로나 정국 이끈 사건 7가지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이강준 기자, 최민경 기자, 김근희 기자 | 2020.04.28 06:00

[코로나 100일, 결정적 사건]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발생한지 28일로 100일째를 맞았다. 누적 확진자 1만명대를 넘어선 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명 안팎으로 들어왔지만, 긴장을 풀 때는 아니라는 게 방역당국의 평가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7일 브리핑에서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황금연휴를 시작하는 한 주이고 집단감염을 막으려면 사회적 거리두기에 모두가 한마음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늑장대응과 뒷북정책으로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른바 'K-방역'이라 불리며 전 세계에서 극찬 받고 있는 한국형 방역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100일 동안 방역당국의 경험치가 몰라보게 달라진 것이다.



①방역당국이 달라졌다…코로나 100일 동안 '레벨업'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4.16. ppkjm@newsis.com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검사·확진→역학·추적→격리·치료로 이어지는 감염병 대응 전 과정에 걸친 절차와 기법을 ‘K-방역’ 모델로 체계화해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정확도 높은 진단키트 △대면접촉을 최소화한 드라이브 스루(차량이동형) 및 워킹 스루(도보이동형) 선별진료소 △자가진단앱 △자가격리자 안심밴드 △경증환자용 생활치료센터 등의 사례를 해외 국가들이 벤치마킹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 속에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4.15 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른 것도 K-방역의 한 축이 되고 있다. 미국 등 큰 선거를 앞둔 국가들은 한국의 ‘K-총선’ 노하우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접촉자 조사 범위를 하루 전에서 이틀 전으로 확대하며 역학조사의 정밀도를 높였다. CCTV와 신용카드 내역, 자동차와 휴대전화 위치정보(GPS) 등을 활용한 역학조사는 확진자 조기 발견과 발 빠른 치료를 가능케 하면서 K-방역의 토대를 만들었다.



②'마스크 줄서기' 옛말…남은 숙제는?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스크 수급이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한 주에 1인당 구매 가능한 공적 마스크 수량을 2매에서 3매로 늘린 가운데 27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공적 마스크를 3매 씩 구입하고 있다. 2020.04.27. park7691@newsis.com
코로나19 사태 초기 최대 난제였던 마스크 수급문제는 지난달 실시된 ‘마스크 5부제’가 정착하면서 안정화됐다. 정부는 27일부터 1인당 구매 제한을 일주일 2매에서 3매로 확대하며 마스크 공급에 자신감을 표시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마스크는 온라인에서 웃돈을 주고 1매당 5000~6000원선에서 구매해야 했다. 이마저도 구하기 어려워 이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에 마스크가 입고된다는 소문이 퍼지면 전날 새벽부터 ‘줄서기’ 현상이 나타났다.

'마스크 사려다 감염된다', ‘일주일치 2장을 사기 위해 약국 앞에서 마스크 1개를 써야 한다’는 우려와 비판이 나왔다. 마스크 수급은 정부의 생산량 증대와 철저한 공급관리가 맞물려 돌아가며 점차 안정을 찾았다.

중복구매를 막고 집단발병 지역에 따라 마스크 공급량을 조절한 점은 효과적인 배분이 이뤄지도록 한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약국에 ‘남는 마스크’가 늘고 있다. 약국 10곳 중 7곳에 재고가 쌓인다.



③확진자 중 절반은 신천지…31번 확진자로 드러난 집단감염


[대구=뉴시스] 박준 기자 = 대구시는 17일 오전 9시10분께 남구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공무원 58명과 경찰 39명 등 총 97명을 투입해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2차 행정조사를 실시하고 교인 누락 여부 및 집단거주지 등의 파악에 나섰다. (사진=대구시 제공) 2020.03.17. photo@newsis.com
코로나19 100일 동안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단어는 '신천지'다. 1월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1만728명. 이 중 절반가량인 5212명(48.6%)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관련자다.

신천지 신도 중 첫 확진자는 국내 31번째 확진자 A씨(61)다. A씨가 확진 받기 전까진 국내 확진자가 30명에 불과했지만 지난 2월18일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했다.

A씨가 ‘슈퍼전파자’인지 신천지교회가 ‘슈퍼전파지역’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신천지는 신도 명단 제출 지연, 고의 누락 등으로 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검찰은 명단 지연 제출, 고의 누락, 폐쇄시설 출입 등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신천지를 수사 중이다.

한편 A씨는 지난 24일 67일만에 퇴원했다. 그가 입원한 대구의료원 음압병실 입원 금액은 하루 40만원 수준이다. 진료비까지 포함하면 총 치료비는 5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A씨에게 구상권과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④중국 입국자 재빨리 막았더라면? 코로나 100일 뒤돌아보니


[인천공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중국 칭다오 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중국인들이 2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방역복을 입고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2020.03.23. yesphoto@newsis.com
중국발(發) 입국금지 조치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초기 가장 갑론을박이 뜨거웠던 이슈다.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발원한 만큼 입국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했다.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80만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정부는 중국발 입국자를 허용했다. 지난 2월4일 우한이 위치한 후베이성에서의 입국자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입국금지를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원인이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정부의 입국제한 문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진행됐다. 의료계는 지난 2월부터 중국발 입국 등 외국인 입국을 한시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유럽·미국발 입국제한 문제를 비롯해 해외유입 차단에 있어서 정부의 대응은 전반적으로 ‘뒷북’이었다. 외국에 빗장을 걸어 잠그지 않고도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었다. 하지만 결국 입국·검역절차를 강화하며 연결통로를 막았다.



⑤진단키트부터 국제방역표준까지…치료제·백신도 우리가 끝낸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14일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형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를 관계자들이 이송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0.04.14. photo@newsis.com
K바이오와 K의료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계기로 퀀텀점프를 노리고 있다. 업계는 발 빠른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듯이 치료제·백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해외 각국에서 K-진단키트에 러브콜을 보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진단키트 수출액은 1월 3400달러(419만원)에서 지난달 2410만3000달러(296억3705만원)로 증가했다.

정부는 K-바이오, K-방역체계의 성과를 전 세계에 알리고 표준화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기법은 이미 지난 2월 국제표준안(DIS) 투표를 통과해 오는 11월 국제표준 제정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또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분야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업체들을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24일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을 출범하고 임상시험 심의절차 대기 기간을 기존 1~2개월에서 1주일 이내로 단축하는 등 제도개선에 나섰다.



⑥무증상 전파부터 재양성까지…'코로나19 미스터리’



세계를 집어삼킨 코로나19는 미스터리한 질병이다. 다른 감염병과 다르게 무증상 상태에서도 전파되고 재양성 사례도 나타난다. 국내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지 100일에 접어들었지만 코로나19에 대한 미스터리는 풀리지 않고 있다.

지난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만해도 의료계 전문가들과 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질병과 비슷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때문에 사태 초기 국내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무증상 전파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외 확진자는 급속도로 증가했고, 방역당국은 지난 2월2일 공식적으로 무증상 전파 가능성을 인정했다. 확진자의 동선 공개 시점을 증상 발생 당일에서 하루 전으로 앞당겼고, 확진자 조사 범위도 증상 발생 하루 전에서 이틀 전으로 늘렸다.

최근에는 코로나19 격리해제 후 재양성 사례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27일 기준 누적 재양성 환자 수는 268명에 이른다. ‘재재양성’ 사례도 3건 확인됐다. 다행히 현재까지 재양성 환자로 인한 2차 전파 사례는 없다.



⑦확진자수 100명대에서 10명대로…거리두기의 ‘기적’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 주도로 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역 인근이 벚꽃을 보러 온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2020.04.12. mspark@newsis.com
코로나19 사태가 100일을 맞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우선 대중교통 이용률이 확연히 감소했다. 2~3월 지하철과 버스의 출근시간 이용률은 전년 대비 23%, 퇴근시간 이용률은 26.4% 줄었다.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2주 만에 효과를 보였다. 지난달 21일 신규 확진자수는 147명이었지만 지난 6일엔 정부가 목표로 했던 50명 미만의 신규 확진자 수를 달성했다.

방역당국은 당초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난 5일까지 실시할 방침이었지만 2주 연장해 지난 19일까지 기간을 늘렸다. 이후 부활절, 총선 등의 변수가 겹치면서 추가로 연장해 다음달 5일까지 완화된 거리두기가 진행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로 신규 확진자수는 최근 일주일간 10명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방역당국은 조금만 방심하더라도 집단감염이 발생할 위험이 커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외출하는 시민들이 많아지는 것도 우려다.

특히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이어지는 최장 엿새간의 ‘황금연휴’는 거리두기의 최대 고비다. 동해안 대형 숙박업소들의 객실 예약이 만실 상태다. 활동범위가 넓은 청년층의 외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방역당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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