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3兆 자구안에 채권단 추가지원…"정상화 여력 확보"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이학렬 기자 | 2020.04.27 17:46

(종합)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 소속 관계자들이 지난 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두산타워 앞에서 '희망퇴직 및 구조조정 철회 촉구'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두산그룹 재무구조개선계획(자구안)의 윤곽이 드러났다. 총 3조원이 넘는 규모다. 자산 매각과 비용 축소 등을 서두르고 위기의 진원지인 두산중공업에 대해서도 사업구조 개편과 유상증자를 추진해 경영 정상화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두산그룹은 지난 13일 마련한 자구안에 대해 채권단과 논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해 다시 제출했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우선 자산매각, 제반 비용 축소 등 자구노력을 통해 3조원 이상을 확보하는 한편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를 엄격한 수준으로 개선하고 이를 발판으로 두산중공업 경영의 조기 정상화를 추진키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와 발전 시장 회복이 지연되더라도 두산중공업이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갖출 수 있도록 자구노력을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각 사별로 이사회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유상증자,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D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이 같은 자구안을 수용하고 8000억원 추가 지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를 합할 경우 현재까지 윤곽이 드러난 채권단의 지원 규모는 1조원 지원과 외화사채 5억달러(약 6000억원) 대출 전환을 합해 약 2조4000억원 규모다.

두산중공업이 올해 갚아야 할 빚은 4조2000억원이다. 2조4000억원 규모의 채권단 지원에 대한 그룹의 3조원 규모 자구안을 제외한 나머지는 추후 예상된 시중은행 차입 연장 등으로 충당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구노력의 핵심은 자산매각이다. 앞서 그룹은 매각 가능한 모든 자산에 대한 검토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면 위로 드러난 매물은 일단 계열사 두산솔루스다. 그룹 최상위 지배사 ㈜두산이 약 17%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약 44%다. 총 지분율이 약 61%다.


당초 지분의 51%와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였지만, 지분 전체 매각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가액은 6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그룹은 그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매각과 함께 최상위 지배사 ㈜두산과 그룹 대주주는 두산중공업 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대주주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배당 및 상여금을 받지 않고 급여를 대폭 반납키로 했다. 두산그룹 대주주는 지난 3월 말 긴급운영자금 요청 시 채권단에 보유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그룹 관계자는 "증자, 자산매각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이사회 등 절차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다. 미래 혁신기술 사업에 역량을 집중키로 하고 가스터빈 발전사업,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두 분야를 사업 재편의 큰 축으로 세웠다.

지난해 세계 5번째로 독자개발에 성공한 한국형 가스터빈은 현재 성능시험 중이며 실증화 작업을 거쳐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게 된다. 세계 가스터빈 발전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97조원이며, 2035년엔 이보다 2배 큰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아울러 풍력과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기존 사업을 확대하면서 친환경 수력발전사업, 태양광 사업 등을 추진하고 수소 생산 및 액화 등 수소산업에도 진출키로 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을 조기에 정상화시켜 채권단 지원 자금을 신속히 상환할 것"이라며 "수출과 내수 진작을 통해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기업 본연의 역할을 다하도록 대주주 및 전 임직원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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