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만명에 한끼"…코로나에 밥 배달 美유명 셰프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20.04.27 14:37

2010년 구호단체인 월드 센트럴 키친 설립…"정부의 손길 안닿는 사각지대 메우고 싶다"

월드센트럴키친에서 주최한 요리 경연대회에 참석한 호세 안드레스. /사진=AFP

"공감이 없으면 아무 것도 통하지 않는다. 배고픈 사람들이 끼니를 먹게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우리는 그곳에 있을 것이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에 '식사 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유명 셰프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5월호에 코로나 영웅 25인으로 호세 안드레스(50)를 선정했다. 그는 전세계 각국에서 30개 이상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유명 셰프다.

안드레스는 스페인 출신으로 2013년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그는 지난 2010년 아내와 함께 구호단체인 '월드 센트럴 키친(WCK)'을 설립했다. 전세계 굶주리는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고 싶다는 뜻에서였다.

호세 안드레스. /사진=AFP

WCK는 2월부터 코로나19로 마음대로 밖에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끼니를 배달하는 #ChefsForAmerica(미국을 위하는 셰프들) 캠페인을 시작했다. 미국 수십개 도시에서 지난 23일까지 총 310만3126번의 끼니를 배달했다. 하루 평균 20만명의 한끼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역 영세 식당이 입은 코로나 피해를 복구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WCK는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은 지역 식당들이 다시 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전국 400개 이상 음식점을 '지역사회 부엌(Community kitchen)'으로 선정하고 그곳에서 총 100만인분 분량의 식사를 조달했다. 한끼에 10~20달러로 지역 식당에서 조달한 음식은 매일 저소득층에 배달됐고, 식당은 코로나 피해를 딛고 다시 문을 열 수 있었다.

안드레스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물 한방울에 불과하다"며 "자금 지원이 가능해짐에 따라 전국의 더 많은 도시에 있는 식당으로 확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WCK는 우버이츠, 리프트, 포스트메이트 등 배달 서비스 업체와 협력해 노숙인,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끼니를 배달해주고 있다.


WCK가 나눠주는 식료품을 받기 위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사진=AFP

안드레스는 "우리는 정부 시스템이 가진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그곳에 있을 것"이라며 "이런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모든 것을 해결하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달간 배를 채울 돈이 없는 사람도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음식과 물이 필요한 사람은 지금부터 한주, 한달 후의 해결책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WCK는 이달 초 샌 안토니오에서 비상식량을 나눠주는 행사도 벌였다. 당시 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나타나 우유와 닭고기 등 2주간 먹을 분량의 식량을 받아갔다. WCK는 이밖에도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일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해상 격리된 유람선 승객들에도 음식을 제공한 바 있다.

미국 허리케인 피해지역에 식품을 조달하기 위해 상자를 나르고 있는 안드레스. /사진=AFP

이달 초 안드레스는 지역사회에 식료품을 제공하는 '아메리카 푸드 펀드'를 설립했다. 이 펀드는 할리우드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애플 창업주 스티븐 잡스의 부인인 로렌 파월 잡스와 함께 의기투합해 만든 것이다. 펀드는 학교 급식 중단으로 인한 결식 아동, 저소득 가정, 노인, 실직자 등에게 식료품을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1000만달러(약 123억원)를 기부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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