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27일 광주지법에 출석했다. 취재진은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왜 책임지지 않냐'고 물었지만 전 전 대통령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오후 2시부터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전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공판을 진행한다.
재판 시작 1시간40분 전인 오후 12시20분, 정문이 아닌 후문으로 도착한 전 전 대통령은 양복 차림에 마스크를 쓴 채 차에서 내렸다.
경호원 부축을 받으며 법정을 향해 걸은 그는 비교적 정정한 모습이었다.
대기하던 취재진은 전 전 대통령에게 '죄를 저지르고도 왜 반성하지 않냐'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왜 책임지지 않냐' '사죄하지 않으실 거냐' 등 질문을 쏟아냈지만 그는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질문하는 기자를 한번 힐끗 쳐다봤을 뿐 별다른 행동도 보이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 도착 소식을 듣고 법정 출입구 쪽으로 모여든 오월 어머니들은 그가 들어간 뒤에도 20여분 간 '오월의 노래'를 부르며 항의를 표했다.
재판장이 교체된 뒤 처음으로 열리는 이날 공판에서는 피고인 인정신문과 검찰 측 공소사실 설명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정신문은 실질적 심리에 들어가기 전 피고인이 본인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름과 나이·주소·등록기준지를 묻는 절차다. 여기에는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주장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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