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예상한 DB하이텍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0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23억7000만원)의 2배를 넘어선다.
지난해 DB하이텍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을 감안할 때 비수기인 1분기 성적으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지난해 4월 1231억원에서 현재 2166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올 1분기 실적이 유달리 높게 예상되는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8인치 파운드리 내 중국 경쟁업체가 물류·생산 타격을 입은 반사이익 영향으로 분석된다. CIS(CMOS 이미지센서), PMIC(전력관리칩) 등 주력 아날로그 반도체 수요가 호조를 보이면서 충북 음성과 경기 부천 공장(월 12만2000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100%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8인치 아날로그 파운드리에서 갈고닦은 경쟁력이 인정받으면서 고객이 대폭 늘었고 중화권 고객들의 수주 요청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DB하이텍의 수주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웨이퍼 8만9641장으로 전년(4만8682장)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화된 시장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독보적인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전략이 시장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DB하이텍은 2000년대 초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사업부진을 겪다가 2010년 아날로그반도체 특화 파운드리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가 12인치(300㎜) 공정에 특화한 상황에서 한정된 자본력과 설비로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에 집중하면서 결실을 거뒀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DB하이텍이 적어도 내년까지는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라 것으로 본다. 시장에서는 늘어나는 수주에 대응하기 위해 DB하이텍이 M&A(인수합병)에 나서거나 라인 증설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섣부른 투자에 나서기보다 포트폴리오 믹스와 우수고객 유치 등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며 "신규라인 증설은 시장 상황 등 여러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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