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 반대하는 유승민·홍준표, 왜?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 2020.04.27 05:49

[the300]

미래통합당이 28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전 공동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한다. 그러나 유승민·홍준표 등 예비잠룡들의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3선이상 중진의원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김종인 '40대기수론'으로 예비잠룡과 기싸움


(안산=뉴스1) 조태형 기자 =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14일 경기도 안산시 하모니마트 사거리에서 박순자 단원구을 후보 지원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2020.4.14/뉴스1


예비잠룡들은 '김종인 비대위' 출범에 호의적이지 않다. 향후 대권을 두고 벌써부터 힘겨루기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유승민 통합당 의원은 야권내 잠재적 대선주자 중 대표적 '자강론'자다. 김종인 비대위 출범 전부터 '비대위'체제 전환보다는 '스스로의 반성과 성찰'을 주장했다

유 의원은 지난 23일 TV토론에서 "적당히 비상대책위원회에 맡기고 시간이 지나 대선은 와 있고 지난 총선에서 혼을 냈는데 또 이러고 있다면 보수 야당은 정말 소멸할 것"이라며 '비대위 체제'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유 의원은 "우리가 왜 졌는지 알아내고 앞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내는 게 제일 중요하다"이라고 "누가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알아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2017년 19대 대선에서 바른정당 대선후보로 출마했었다.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선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김종인 비대위' 반대로 돌아섰다. 홍 전 대표는 애초에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적임자'라고 했지만 최근 반대로 돌아섰다.

홍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홍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현 야권의 대선후보군에 대해 "미안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검증이 다 끝났는데 뭘 또 나오느냐"고 비판하자 '김종인 비대위' 반대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위원장은 "가급적이면 70년대생 가운데 경제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한 사람이 후보로 나서는 게 좋을 것 같다"며 '40대기수론'을 내세웠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인씨가 제게 밝힌 견해는 아무리 늦어도 2022년 3월 대선을 앞둔 1년 전까지인 내년 3월까지는 대선 승리의 준비를 마쳐야 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2022년에 3월에 치러질 대선주자 후보군 선정에 사실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활동기한이다. 김 전 위원장의 '40대 기수론'에 기존의 예비잠룡들이 힘겨루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선 전 마지막 '반전기회', 놓치고 싶지 않은 '중진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조경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의 임기나 권한 문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4.24. bluesoda@newsis.com


당권을 노리는 3선이상 중진들도 '김종인비대위'에 호의적이지 않다.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도록한 통합당 당헌·당규 상 대선에 출마할 후보들은 대선 1년 전에 당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번 전당대회가 사실상 대권에 도전할 야심을 가진 의원들에게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당권을 쥐고 당을 혁신으로 이끌 경우 '대권주자후보군'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


당권을 노리는 통합당 내 중진들이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하거나 하더라도 '관리형'에 그치고 전당대회로 넘어가야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대표적인 인물이 조경태 최고위원(5선)이다. 원내대표와 최고위원이 모두 낙선한 가운데 유일하게 21대 총선에서 생환한 조 최고위원은 차기 당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조 최고위원은 총선 참패 후 부터 '자강론'을 주장해왔다. 조 최고위원은 "무소불위(無所不爲) 권한을 요구하는 비대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김 전 위원장을 향해 차라리 공식적으로 전당대회에 출마하라고 촉구했다.

이밖에 김태흠·조해진 의원도 공개적으로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들이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하는 이유 역시 '킹메이커'로서 적극적 역할을 하고싶기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용태 혁신위' 악몽…"또 벌어지면 자멸"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2016년5월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박계 김용태(서울 양천을.20대 국회 3선)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광림 정책위의장, 정진석 원내대표, 김용태 혁신위원장. 2016.05.15. chocrystal@newsis.com

김 전 위원장은 오는 28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된다. 통합당 당헌(96조)에 따르면 당에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비상대책위원회를 둘 수 있고, 비대위원장은 전국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당 대표나 권한대행이 임명한다'고 돼있다.

전국위는 당 지도부와 상임고문, 소속 국회의원, 21대 국회 당선자,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 등으로 구성되는데 과반이 출석하고 과반이 찬성하면 의결이 이뤄진다.

그러나 당내 반발에 막혀 비대위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2016년 4.13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미래통합당의 전신)은 혁신위원장에 김용태 의원을 선임하고 비대위체제로 전환하려고 했다. 그러나 '비박' 김용태혁신위에 '친박계'가 반발하면서 전국위는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

이번에도 자칫 '김용태혁신위'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첫 고비는 전국위 하루를 앞두고 열리는 통합당 3선 당선자 회동이될 전망이다.

3선에 성공한 통합당 당선자 15명이 27일 국회에 모여 김종인비대위 체제에 대한 찬반을 논의한다. 앞서 재선당선자 15명은 '김종인 비대위'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 원내대표로서 '김용태혁신위' 출범을 주도한 정진석 의원은 "일부에서 전국위가 열리면 김종인 비대위원장 선임에 딴지걸겠다는 말이 들린다"며 "지금 또 분여하고 싸우면 우리는 정말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저는 2016년 일부 정파의 전국위원회 보이콧을 참담한 마음으로 목도했다. 언론은 ‘자폭 테러’라고 비판했다"며 "만에하나 그런 일이 또 벌어진다면 우리 당은 스스로 궤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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