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장관 "휑한 사무실 안타까워…여행활성화 대책 곧 발표"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20.04.23 15:41

박양우 문체부 장관, 여행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상황 낙관할 수 없지만 여행산업 회생 전략 마련할 것"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하나투어 본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극복 여행업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COVID-19) 쓰나미가 덮친 국내 여행산업이 벼랑 끝에 몰린 가운데 여행 생태계 붕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단 목소리가 높아진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3일 여행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여행산업 피해 최소화 및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100일에 가까운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업계가 존폐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현장에 닿기까지 다소 오래 걸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장관은 관광당국이 그간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등 여러 지원을 펼쳐온 만큼, 코로나 종식도 염두에 두고 여행업계 회생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박 장관은 서울 종로구 하나투어 본사에서 업계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간담회에는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을 비롯, 김진국 하나투어 대표(아웃바운드), 정후연 아름여행사 대표(국내여행), 강찬식 여행신화 대표(중소여행사) 등 업계 각 부문을 맡고 있는 여행사 대표 6명이 참석했다. 지난달 하나투어의 공동대표로 오른 송미선 대표도 업계 고용인원 1위 기업을 대표해 참석했다.

최근 여행업계는 전례 없는 고사 위기에 놓였다.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 단계로 번지며 국내외 여행·비즈니스 수요가 얼어붙어서다.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여행) 3대 축이 무너지며 매출이 '제로(0)'다. 이날 정부와 여행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까지 국내 여행산업 피해는 2조4000억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하나투어 본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극복 여행업계 간담회에 앞서 이달 말 영업을 종료하는 SM면세점 서울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 장관은 "해외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이 4000명 정도로 해외관광객은 없다시피 한 상황"이라며 "여행은 말 그대로 사람이 왕래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피해를 입었단 생각이 들어 관광 주무 장관으로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간담회에 앞서 고객 발길이 끊긴 SM면세점과 유급휴직에 돌입한 하나투어 사무실을 둘러보며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정부가 여행업계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면서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털어놨다. 박 장관은 "여행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포함했고 관광기금 무담보 특별융자도 500억원을 추가해 10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주로 관광기금을 통해 지원하고 있지만 사실 한계가 있는데다 관광기금마저 고갈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아웃바운드 여행 자체가 봉쇄된 탓에 내년에는 관광기금이 들어올 여력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신규확진자 수가 둔화하는 국내 상황을 들면서 "여전히 낙관할 순 없지만 5월 이후 생활방역으로 넘어가면 국내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방역당국과 협의해 관광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발표하고, 여행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하나투어 본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극복 여행업계 간담회에 앞서 사무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간담회에 참석한 여행업계 관계자들도 전례 없는 위기를 버텨내겠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여행업 휴·퇴직자 대상 단기일자리 지원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원기간 연장 △대규모기업 지원비율 상향 △코로나19 극복 이후 시장변화 대비책 마련 △관광기금 상환유예 신청 추가접수 △여행사를 통한 다양한 할인정책 지원 등을 요청했다.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은 "지난해 NO재팬 위기 이후 코로나라는 큰 재해가 덮치며 상위업체부터 지방의 작은 업체까지 매출 제로를 경험해보긴 처음"이라고 호소하며 "나가지도 못하고 들어오는 외국인을 반길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국내여행도 다닐 수 없는 사면초가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 회장은 "이런 상황을 맞이할 때 고용지원 등 정부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를 표하면서 "현재 여행업계의 가장 큰 두려움은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으로 민간이 홀로 견뎌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지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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