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큰일났다 vs 버티면 된다"…원유ETN 투자자 '멘붕'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 2020.04.22 18:54
(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원유 수요 급감으로 국제유가가 폭락한 가운데 국내 정유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22일 오후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원유 저장탱크의 '부유식 지붕'이 탱크 상단까지 올라와 있다. 부유식 지붕은 탱크 내 원유 저장량에 맞게 위아래 자동으로 움직이게 된다. 2020.4.22/뉴스1

지난달 투기 광풍이 벌어지며 거래량이 폭증한 원유선물 레버리지 ETN(상장지수증권) 수천 억 원이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22일 원유ETN 종목을 토론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거래정지 때문에 돈을 뺄 수 없다"며 '나가게 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들과 '아직 기회는 남았다'고 끝까지 버티면 승리할 것이라는 이들의 끝장토론이 이어졌다.

한 투자자는 "자신들에게 유리할 때는 투자를 권유하고, 국제유가가 급락해 조금만 반등해 자신들에게 불리해지니 거래정지 시킨다고? 탈출기회는 줘야 되는 게 아니냐"고 성토했다.

지난 8일 주당 3200원(현재 2085원, 거래정지 중)에 삼성 레버리지ETN을 매수했다는 한 투자자는 "(유가가) 싸다고 생각해 안심하고 버티고 있었다. 거래정지가 풀리면 맞을 건 맞고 유가가 다시 올라갈 때 따라 올라가면 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자신을 레버리지ETN에서 8000만원 손실을 봤다고 밝힌 한 투자자는 "다른 곳에서 만회하면 된다. 모두 힘내자"고 격려하기도 했다.


반면 종목토론방에 한 투자자는 "솔직히 레버리지 대박 날 것 같으니까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남이 돈을 따면 배 아픈 거지"라고 했다. 또 다른 투자자도 "한 달만 거래정지 하면 된다. 그 안에 유가는 정상화될 것"이라며 "너무 조급할 것 없다"고 말했다.

한편 레버리지ETN이 추종하는 원유선물 지표가치가 0에 가까이 수렴하면서 시가총액 약 4300억원 규모의 4개 레버리지ETN 증권이 휴지 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다. 투자자 잠정손실액은 40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이들 ETN은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총 4개다.

거래소가 투자자 손실 위험을 경고하며 레버리지ETN 거래를 정지시킨 가운데 매매거래정지가 무기한으로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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