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출하 선방한 삼성·LG전자…2분기 '판매' 걱정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20.04.22 05:00

4월 들어 생산·판매 급감에 비상사태… 비용절감 박차

"4월 들어서는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상사태입니다."

21일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전부문 업황에 대해 '비상사태'라는 한 마디로 요약했다. 코로나19(COVID-19) 여파에도 1분기에는 삼성전자LG전자 모두 지난해보다 좋아진 성적표를 받았지만 4월부터 유례없는 판매 절벽에 직면했다.

해외 공장 '셧다운'(일시폐쇄)에 '수요 급감'까지 이중고가 겹치며 관련 업계는 판매 증가보다 '비용 절감'에 무게를 두고 '마른 수건 짜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1Q 실적은 '셀인' 효과…내용은 '암울'


국내 양대 전자업체는 지난 1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는 가전제품을 제조업체에서 유통업체로 판매하는 '셀인' 효과 때문이지 실제 속내를 들여다보면 1분기 성적표도 만족할 수준은 절대 아니라는 평가다.

지난 7일 잠정실적 발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1.1% 증가한 1조904억원을 기록했다. 건조기와 의류관리기 같은 신가전 제품의 판매가 건강·위생 우려에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보다 2.73% 증가한 6조4000억원을 올렸다. 그러나 이 역시 반도체 부문의 호실적에 빚졌다는 게 시장 분석이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 TV를 포함한 가전 사업은 3월부터 미국·유럽에 들이닥친 코로나19 확산으로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TV 사업은 내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연초 높은 판매량을 보였지만 코로나 때문에 2월부터 증가세가 확연히 꺾였다"고 말했다.

양사의 스마트폰 사업도 속사정은 좋지 않다는 평가다. 갤럭시 S20 시리즈의 판매량은 전작인 S10 5G에 훨씬 미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유통업체에 출하한 실적이 1분기 매출로 잡혔다.


2Q 가전업계 최대 고비…생산·판매 절벽 이중고


LG전자 미국 테네시주 세탁기공장 내부의 조립라인/ 사진=이상배 뉴욕특파원
업계는 가전 사업의 최대 고비가 올 2분기라고 내다본다. 생산공장은 수요 감소에 따른 물량 조절은 물론 각국 정부의 봉쇄령과 격리 조치에 따른 셧다운이 겹치며 초유의 생산량 감소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과 유럽의 TV·가전 공장은 3월 중순부터 4월 중후반까지 연쇄 셧다운에 들어갔다. 일부 공장이 재가동 했지만 인도 공장과 LG전자의 러시아, 폴란드 가전공장은 여전히 가동 중단된 상태다.


미국 전역에 1000여개의 가전 매장을 둔 베스트바이를 비롯해 해외 가전 판매점의 영업이 주춤하고, TV 등 대형 가전의 설치 서비스가 제약 받은 것도 판매 급감으로 이어질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4월은 신제품 출시 후 성수기 사이클에 들어가는 단계여서 예년 같으면 공장을 100% 돌리는데 현재는 셧다운이 풀린 공장조차 판매가 미진해 100% 가동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이유로 1분기 출하 물량이 2분기에 다 팔리지 않고 재고로 쌓여 2분기 실적 급감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전세계 TV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8.7% 감소한 2억35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비용절감 나선 업계…생산 효율화가 관건


이같은 상황에서 업체들은 비용 절감과 생산라인 운영 효율화로 가전 사업의 위기를 넘는다는 전략이다. 특히 해외 공장의 경우 2분기 생산 타격이 큰 만큼 인력 및 물류비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각 사별로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를 최적화하는 공급망 관리(SCM) 경쟁력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체들은 이와 함께 온라인·비대면 마케팅 등 다양한 채널을 총 동원해 판매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4년간 TV사업에서 1등을 해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어려운 시기에 잘 준비하면 코로나19 이후 더 힘차게 달릴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해 생산라인을 최대한 유연히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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