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혈압 좀 높으세요"… 스마트워치가 경고했다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조성훈 기자 | 2020.04.21 16:01
삼성 스마트헬스 모니터가 설치된 갤럭시워치 액티브2/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모바일 혈압측정 앱(애플리케이션)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사용허가를 받았다. 이에따라 앞으로 국내에서도 스마트 워치를 통한 혈압측정이 가능해졌다. 규제에 묶여 제한적이던 스마트 헬스서비스가 활성화되는 물꼬가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워치 심박센서로 간편하게 혈압측정…삼성 3분기 앱 출시


21일 식약처는 삼성전자의 혈압측정 앱 ‘삼성 헬스 모니터’에 대해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oftware as a Medical Device, SaMD) 허가를 내줬다. ‘삼성 헬스 모니터’는 커프(Cuff, 팔에 착용하는 혈압측정기구) 없이 스마트워치에 장착된 심박센서로 간편하게 혈압을 잴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혈압측정 앱을 작동하면 블루투스로 연동된 스마트워치의 광혈류측정(PPG) 센서가 LED 불빛을 혈관에 비춰 심장 박동에 따라 통과하는 혈액량 변화를 측정한다. 이를 기준 혈압과 비교분석해 현재 혈압 및 맥박수를 보여준다. 측정된 값은 이력 정보에 저장돼 사용자는 그동안 측정된 혈압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대와 공동으로 2018년부터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혈압측정 앱인 ‘마이 BP(Blood pressure) 랩’을 서비스해왔다.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에 탑재된 특수 광학 센서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번 승인된 앱과 유사하다.

삼성전자는 오는 3분기 중 혈압 측정 앱을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출시할 ‘갤럭시 워치 액티브2’를 비롯해 향후 출시될 차기 웨어러블 기기에서 이 앱을 사용할 수 있다. 그 이전 출시된 출시된 웨어러블 기기는 센서 기능, 규격 차이로 혈압측정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양태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헬스팀 전무는 “삼성의 혁신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소비자의 건강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고혈압 위험에 노출된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헬스 모니터 앱의 혈압 측정 원리 /사진=식약처



삼성,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 ‘시동’…애플·핏빗과 치열한 경쟁



이번 식약처 허가를 계기로 삼성전자는 스마트 헬스 기능을 크게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삼성스마트폰에 기본설치된 삼성헬스 앱을 통해 운동과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왔는데, 국내에선 원격진료 불허로 반쪽 서비스에 머물렀다. 스마트워치 혈압·심전도 측정은 직접적인 진료 행위와는 관계없지만 모호했던 지침 내 규정 탓에 원격 의료 행위로 간주해온 측면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월 식약처가 모바일 의료용 앱 안전관리 지침을 개정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플랫폼으로 활용되는 장치에 대한 허가 없이 모바일앱만 단독으로 허가받을 수 있도록 ‘모바일 의료용 앱 안전관리 지침’을 바꾼 것. 식약처는 “4차 산업시대를 맞아 모바일 플랫폼 기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혈압 측정에 이어 심장박동을 재는 심전도 측정 앱 허가도 준비 중이다. 심전도는 심장이 보내는 전기 신호인데, 심장박동의 불규칙성을 확인할 수 있어 부정맥 증 등 심장질환 환자 진단에 유용하다. 갤럭시 워치 액티브2에는 심전도 센서가 탑재돼 허가만 받으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심전도 측정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나 정확한 출시 일정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워치 액티브2 /사진=샘모바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2월 국내 의료 정보업체인 휴이노가 신청한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에 대해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부여한 바 있다. 착용 환자에게서 수집한 데이터를 의료기관에 보내 이상징후 발생 시 내원을 안내하는 기능이다. 보건복지부는 추가로 ‘규제없음’ 판정을 내려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심전도 측정앱도 식약처 허가만 받으면 의료기관과 연계한 서비스가 즉각 가능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애플워치 시리즈4에 탑재된 심전도 측정 기능 덕에 이용자가 서둘러 병원을 찾아 목숨을 구했다는 사례도 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이용자가 맥박과 혈압, 심전도를 주기적으로 체크한다면 심장 질환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위급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원격진료 규제가 여전하지만 진료가 아닌 건강관리 목적 서비스는 당국이 허용하는 추세인 만큼 스마트워치를 통한 헬스케어 시장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애플워치 4, 5), 핏빗(차지4) 등 경쟁사들과 스마트헬스 워치 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도 예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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