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매출 1조·업계 1위에도 '매각설' 왜?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 2020.04.22 05:00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사상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최고 실적을 거뒀지만 활짝 웃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로 전자상거래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국내외에서 경쟁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고전하고 있어서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안불안


/사진제공=와이즈앱

22일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의 올 1분기 인터넷쇼핑 결제금액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제액이 가장 많은 업체 1위는 쿠팡, 2위는 이베이코리아였다. 두 업체 모두 상승세를 탔지만 쿠팡의 3개월간 매출이 약 4조8400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4조2300억원)를 앞섰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1분기 (이베이코리아) 매출 증가율은 3%에 그친다"며 "쿠팡은 직매입 구조나 음식료품 확대 전략 등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는데 반해 이베이는 소극적인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 상승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베이의 안정적 경영이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 된 셈이다. 지난해 이베이는 수수료 기준 매출액 1조954억원을 기록하며 연매출 1조 클럽에 입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615억원을 기록했다.

좋은 성적에도 이베이는 쿠팡 등에 밀려 화두가 되지 못했다. e커머스 업계에선 공공연하게 "이베이코리아가 가장 큰 위기"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e커머스 성장 속도와 함께 쿠팡, 신세계 'SSG닷컴', 롯데 '롯데온' 등 경쟁사들의 변화와 혁신이 계속되는데 이베이는 안정적인 성향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특히 네이버쇼핑의 영향력 확대가 이베이를 옥죄는 주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와이즈앱이 지난 1월 발표한 2019년 한국인이 가장 많이 결제하는 온라인 서비스 추정 결제금액 1위는 네이버로 약20조9249억원으로 추정됐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검색을 통해 g마켓, 옥션으로 들어가던 수요가 많았기 때문에, 네이버 쇼핑 영향력 확대는 이베이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변화, 매각설 잠재울 수 있을까


이베이 본사도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다. 아마존, 월마트 등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쉽지 않다. 시장점유율과 실적 개선을 위해 지난해 자회사인 온라인 티켓판매업체 스텁허브를 매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제이미 이아논을 신임 CEO(최고경영자)로 선임하면서 변화를 예고했다. 이아논 CEO는 월마트 전자상거래 사업부문 총괄 최고운영책임자(COO) 출신으로 이베이에서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부사장으로 일했다. 이아논 CEO는 이베이 기업 문화 변화와 혁신 강화 임무를 맡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 매각설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베이코리아가 주식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한 것을 두고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후 경쟁업체들이 끊임없는 투자로 커가는 상황에서 이베이가 대응할 선택지 중 가장 유력한 방법이 M&A(인수합병) 작업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인 이베이의 매각설은 e커머스 업계에 절대적 1등은 없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며 "몸집이 커지면서 안정적 경영에 의존하며 변화 속도가 느려진 이베이가 매각설을 잠재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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