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까지만 해도 '집콕'하며 인터넷으로 여행의 감성을 느끼는 이른바 '랜선여행'이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 직접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여전히 코로나 사태 종식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여행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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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열풍 3월, 랜선여행 대세였는데━
여행수요 하락은 코로나 사태로 확산한 '언택트(Untact·비대면)' 트렌드와 함께 랜선여행 열풍을 낳았다. 집에서 머무는 집콕족들이 당장 여행을 가지 못하더라도 온라인 상에서 즐기며 위안을 얻는 것이다. 전 세계 관광청 등 여행업계가 유튜브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VR(가상현실) 영상 등을 통해 주요 여행지 풍경이나 액티비티를 소개하며 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국내 여행·IT 업계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랜선여행 콘텐츠를 내놨다. 서울관광재단은 최근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과 협업해 지난 14일부터 5일 간 남대문, 남산, 한강, 경복궁 등 서울 대표 명소를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생중계하며 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중인 여행객들을 달랬다.
이 같은 랜선여행은 여행 캐리어 대신 집에서 스마트폰을 잡은 여행객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KT가 지난해 말 내놓은 슈퍼VR은 지난달 이용량이 전월 대비 60% 증가했는데, 여행·레저 콘텐츠의 영향이 컸다. 슈퍼VR은 경복궁 등 국내 명소 뿐 아니라 해외 관광명소까지 담은 220편 가량의 가상여행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데 시청을 많이한 상위 10개 콘텐츠 중 4개가 여행 관련 콘텐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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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지친 4월, 여행 캐리어 꺼냈다연휴 강원도 '만실', 제주 항공권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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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100일 가까이 지속되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택근무와 개학연기로 부모와 자녀 모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가운데 최근 확진자세가 급격히 줄어들며 감염에 대한 우려가 다소 낮아진 것이다. 특히 4월 말부터 시작하는 부처님 오신 날(4월30일), 근로자의 날(5월1일), 주말(2~3일), 어린이 날(5월5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다가오며 이 같은 여행욕구를 키우고 있다.
국내선 항공편이 늘어난 제주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호텔 제주는 황금연휴 기간 전달 동기 대비 객실예약률(OCC)이 2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행수요가 적잖게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며 커피 한 잔 가격 수준인 3000원까지 떨어졌던 제주행 항공편 가격도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오는 30일 출발하는 김포~제주행 항공권 가격이 10만6000원 가량에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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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황금연휴 여행 혹독한 대가 치를 수도"━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8일 "(황금연휴가) 그 동안 잘 지켜주신 사회적 거리두기의 고비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하면서 "무증상 감염 위험 속에서 이동과 접촉이 늘면 대가를 혹독하게 치를 수 있다. 연휴 중 외부활동을 가급적 자제하고 여행계획을 세웠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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