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네덜란드 매체 프론탈 나크트(Frontaal Naakt)에 따르면, 네덜란드 라이덴대학의 렘코 브뢰커(Remco Breuker) 한국학 교수는 "최근 네덜란드 미디어에 화가 난다"며 "미디어에 나타난 한국 묘사뿐만 아니라 미디어에 등장하는 사람들까지도 한국에 대해 비난받을 만하거나 비과학적인 견해를 낸다"고 비판했다.
브뢰커 교수와 네덜란드 교민의 SNS 등에 따르면, 일부 현지 매체는 한국의 코로나19 성공적 대처를 "한국인은 통제에 잘 따르고, 집단성이 강해서", "(한국의) 발전된 의료체계는 북한 때문", "군사독재 경험으로 사생활 침해에 둔감하다" 등으로 설명했다.
교민들 또한 SNS 댓글에서 "포크르크란트(Volkskrank), 트라우브(Trouw) 등 주요 신문에서도 한국을 단편화시켜 비판적으로 쓴 기사가 많다", "(네덜란드 언론이) 정신승리하는 것", "네덜란드의 저널리즘이 참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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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언론 '정신승리'에…"왜곡된 시선 거두라"━
물론 이 같은 황당한 시각이 네덜란드 언론의 '대세'는 아니다. 브뢰커 교수는 프론탈 나크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첫 코로나 발생 이후 지금까지 23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네덜란드의 일일 사망자 수"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달 7일 하루 만에 23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브뢰커 교수는 또 한국인이 통제에 잘 따른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그는 "몇 년 전, 수백만명 한국인들이 정부에 항의해 거리로 나와 정부를 끌어내렸고, 전 대통령은 아직도 감옥에 있다"며 "오히려 최근 코로나19 상태에서 네덜란드 사람들은 한국인들보다 훨씬 더 순종적이다"고 평가했다.
바이러스학자 마리온 콥만스(Marion Koopmans) 역시 "최근까지도 한강공원에는 사람들이 가득 모였다. 서울 시장은 사람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클럽과 바를 폐쇄해야 했다"며 한국인이 순종적이어서가 아니라 정부·지자체의 강력한 방역 대책이 주효했음을 소개했다.
네덜란드 프리랜서기자 이팡 브레머(Ifang Bremer)도 "코로나19 감염이 시작된 지 6주가 지나 네덜란드는 31만명이 양성판정을 받고 3601명이 사망했다. 반면 인구 5500만 명이 넘는 한국은 확진자 수가 1만명, 사망자 수가 232명"이라며 "그럼에도 네덜란드는 한국의 성공적 방역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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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 아래' 봤던 한국, 질투어린 유럽 시선…결론은 '자가당착'━
한국 방역에서 부정적인 측면을 애써 들추려는 유럽 언론의 노력은 결국 '자가당착'으로 결론 나기도 한다. 유럽 주요국에서 사태 초기 '마스크 무용론'이 주류였던 것이 대표 사례다. 하지만 지난 10일 프랑스 보도전문채널 LCI는 "프랑스 국민 76%가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사태 초기 유럽의 질투 어린 시각도 변하고 있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공개에 대해 "사생활 침해로 볼 수도 있지만, 결국 이러한 조치는 국민들에게 또 다른 자유를 확보해줬다"면서 "한국 국민들은 통행제한 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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