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구석이라고?"…'보수 텃밭' 인천, 뒤집어졌다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 2020.04.15 22:53

[the300]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 연수갑 후보가 이달 14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신연수역 사거리에서 출근길 유세에 나섰다. 그는 선거 마지막날 한국노총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힘차게 출발했다. 박 후보는 이날 게릴라 유세와 집중유세를 통해 공식선거운동을 마무리한다. / 사진제공=뉴스1

수도권 중 대체로 보수세가 강했던 인천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선전한다. 개표율이 높아질수록 당선 확실 혹은 유력시되는 후보들이 늘고 있다. 미래통합당 후보의 이른바 “인천 촌구석” 발언이 인천 선거 판세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유동수·송영길 '당선', '당선 확실', '당선 유력' 속출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밤 10시 기준 유동수 민주당 후보가 득표율 59.6%(3만9250표)를 기록 중이다. 이중재 통합당 후보(37.5%, 2만4719표)를 크게 앞서며 당선됐다.

현재 개표율은 89.5%다.

같은 시각 계양을의 송영길 후보(58.1%, 4만5147표)도 윤형선 통합당 후보(39.3%, 3만543표)와 경쟁해 당선됐다. 개표율은 87.9%다.

같은 시간 동구미추홀갑의 허종식 민주당 후보도 득표율 48.0%(5만6293표)로 전희경 통합당 후보(43.1%, 5만524표)를 압도한다. 당초 전 후보는 ‘친황’(친 황교안 통합당 대표)계로 분류되는 인물로 허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현재 개표율 90.0%다.

신동식 민주당 후보(64.7%, 2만4007표)도 박종진 통합당 후보(34.3%, 1만2757표)에 앞서며 당선이 확실시 된다.

인천 연수갑의 박찬대 후보(56.4%, 2만6253표)와 남동을의 윤관석 후보(50.4%, 24,262표), 부평갑의 이성만 후보(58.2%, 2만8834표), 인천서구갑의 김교흥 후보(57.7%, 2만4578표)도 이 시각 현재 ‘당선 유력’ 권으로 분류된다.

현재 기준 다른 지역에서도 대체로 경합 중이며, 통합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거나 유력시되는 곳은 없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인천 계양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당선자가 지지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인천 촌구석" 발언의 폭발력


이에 인천 연수갑에 출마한 정승연 후보의 “인천 촌구석” 발언이 재조명된다. 선거 때마다 인천 시민들에게 아픔을 줬던 ‘인천 비하’ 논란이 이번 선거 판세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정 후보는 지난달말 선거캠프를 찾은 유승민 의원과 대화 초반 “평소 존경하던 유승민 대표께서 이렇게 인천 촌구석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역을 찾은 유 의원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내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으나 인천 민심은 싸늘했다. 유 의원은 논란이 일 것을 의식한듯 “인천이 어떻게 촌인가”라고 말했으나 정 후보의 발언을 주워담기에 역부족이었다.

‘인천 비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6월 당시 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한 시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울에 살던 사람이 양천구, 목동에서 잘 살다가 이혼하면 부천 정도로 간다”며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 남구 쪽으로 간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정 전 대변인은 “인천의 실업률과 가계부채, 자살률, 복지비 등이 꼴찌”라며 “유정복 인천시장이 들어와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10년 전, 5년 전에도 그렇고 인천이란 도시가 그렇다”고 말을 이어갔다.

파문이 일자 정 의원은 하루 뒤 입장문을 내고 대변인을 사퇴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가 종료된 15일 인천시 동구 송림체육관에 마련된 미추홀구선거관리위원회 개표소에서 관계자들이 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변화하는 '인천'…"더이상 보수 텃밭 아니다"


인천을 더 이상 수도권의 ‘보수 텃밭’으로 분류해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다. 지난 총선 때부터 이미 ‘변화의 바람’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있다.

2008년 치러진 18대 인천 선거는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전체 12곳 중 9곳을 쓸어 담았다. 통합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에선 신학용·송영길 후보만이 각각 계양구갑·을에서 당선되는 데 그쳤다.

19대 선거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각각 6석을 가져가며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투표율도 18대 42.51%(선거인 201만8699명 중 85만8234명 투표)에서 19대 51.39%(선거인 220만7341명 중 113만4365명 투표)로 급증했다.

20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접전 끝에서 신승했다. 전체 지역구 13곳 중 7곳에 깃발을 꽂았다. 15대 총선 이래로 보수 정당을 상대로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연수구갑에서도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살아돌아왔다.

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은 송도 신도시가 포함된 연수구을과 청라 신도시의 서구갑 등 4곳에서 이겼다.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윤상현·안상수 의원을 포함하면 모두 6곳이다.


21대 국회의원선거 인천 연수구을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후보가 2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1동 행운마트 사거리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부평구을), 신동근(서구을), 박찬대(연수구갑) 후보와 합동유세를 가지면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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