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발표를 앞두고 로스쿨 측과 변호사업계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합격자를 늘려달라는 로스쿨 측과 줄여야한다는 변호사업계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특히 양측은 지난 9일 열린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법전협) 주최 '변호사시험의 완전 자격시험화 방안' 심포지엄 발표자료를 두고도 논쟁을 벌였다.
심포지엄 발제를 맡은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법무부의 ‘적정 변호사 공급 규모에 관한 연구’ 용역 보고서의 일부 내용을 인용한 것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가 문제 삼았다. 비공개 상태인 용역 내용을 유출한 부분에 대해 법무부가 진상조사를 하고 관련자 처벌을 해야 한단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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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법무부 용역 왜 공개?" VS. "학문적 공개 검증대상 돼야"━
법무부는 오는 24일 발표될 9회 변시 합격자발표 전에는 해당 용역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단 입장이다. 다만 로스쿨 측과 변협 측 모두 보고서 내용을 이미 법무부 산하 변시 관리위원회를 통해 입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리위원회에는 양측 관계자가 모두 참여하고 있어 법무부 용역 보고서가 비공개라 해도 양측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비공개지만 용역 보고서엔 변시 합격자 규모를 어느 정도로 해야한다는 ‘결론’은 전혀 없다고 현재까지 알려져 있다. 용역에 참여한 4명의 연구자들도 로스쿨이나 변시와 무관한 행정학이나 경제학 전공의 교수 3명과 1명의 변호사로 이제까지 나왔던 관련 논문이나 언론보도 등을 종합한 수준에 불과한 보고서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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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용역은 '맥거핀'…의미없어"━
게다가 법무부 용역은 '선진국 수준으로 변호사를 늘려야 한다'거나 '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혹은 '축소해야 한다'는 식의 결론은 전혀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 한 관계자는 "법무부가 용역 보고서를 비공개하면서 불필요한 억측과 논쟁만 일으키고 있다"며 "영화에서의 '맥거핀'효과처럼 막상 공개되면 용역이 부실하다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고 별 내용없는 용역에 낚였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어 법무부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논란의 중심이 된 용역 보고서가 발주된 계기는 지난해 4월, 8회 합격자 발표에서 당시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이 '장기적 관점에서의 합격기준 재검토'를 공언하면서다. 박 전 장관 지시에 따라 합격자수 결정에 관여하는 변시 관리위원회에 '변시 개선 소위원회'가 구성됐고 동시에 관련 용역이 발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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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변시 합격자 적정 규모는…변협 '1000명' VS. 로스쿨 측 '1990명'━
용역 보고서에 대한 언론보도와 논쟁이 이어지자 법무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연구용역 결과, 변호사 인력부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부분은 존재하지 않으며 다만 영국, 프랑스 등과 비교할 때 격차가 존재한다는 부분의 언급은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증가와 관련하여 현재까지 과잉배출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합격자 수 결정규모에 대해 증가나 감축 등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취지다.
법무부는 지난해 8회 변시에선 응시자 3330명에 1691명(합격률 50.78%)을 합격시켰다. 올해는 변협이 어려워진 법률시장 상황을 반영해 1000명으로 합격자를 줄여야 한다며 못해도 1500명은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 반면 법전협은 올해 응시자의 60%선인 1990명 합격을 주장하고 있다.
변시 합격자는 매년 법무부 변시 관리위원회 전체회의 심의를 통해 합격자 규모가 '의견' 형태로 정해지고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법무부장관의 결정으로 관리위원회 의견 그대로 합격자가 결정돼 발표된다. 오는 24일 오후 9회 합격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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