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재택근무와 생산성

머니투데이 이성용 신한금융그룹 CDO  | 2020.04.16 04:24
코로나 바이러스의 결과로 일어나고 있는 가장 흥미로운 변화 중 하나는 재택근무의 확산이다. 심지어 콜센터 운영업체까지 포함하는 많은 기업들이 집에서 근무하는 것을 하나의 선택지가 아니라 필수적인 활동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업무협약의 형태는 과거의 서구 기업들에게는 상당히 일반적인 것이었지만, 실제로 직원들을 위한 새로운 언택트 업무 형태를 전개하는 것은 한국에서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어쨌든, 직원들 사이에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는다는 장점을 제외하고, 이러한 유형의 업무 환경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는 여전히 의심스럽다. 집에서 일하는 것은 분명한 이점이 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나가고 나면 대부분의 직원들은 사무실의 책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구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레버리지하고 활용하는 것에 대해 감탄하고 존경한다. 우리와 상의한 성과를 달성하는 서구기업의 업무 패러다임은 무엇일까? 가정에서보다 효과적으로 일하고 더 높은 생산성을 창출하려면 세 가지 중요한 요소를 채택하고 고려해야 한다.
첫째, 업무는 매우 성과 지향적이어야 한다. 한국의 많은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운영되며 그들에게 단기적으로 주어지는 과제에 대응할 기한은 매우 짧다. 이러한 대응적인 작업 패턴이 프로젝트 시간 계획에 따라 작업자가 주도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계획적인 패턴으로 바뀌지 않는 한, 상급 관리자의 업무관리 스타일은 재택근무 환경에 호의적일 수가 없다.  따라서, 사무실에서 불필요한 전화로 개개인을 체크하거나, 또는 상급자에게 통화 및 화상 전화로 확인하게 하는 등의 방법들로 재택 근무 환경을 더 복잡하게 만들게 된다.

둘째, 언택트 비즈니스 관리는 모든 관련 데이터가 디지털이어야 한다. 우리가 재택근무에 대해 가장 자주 듣는 불평이 데이터가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면 업무 진행이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된다. 이와 같은 불평이 존재한다면, 회사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제대로 전환되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재택근무가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다수의 데이터 하우징이 직원 간에 공유될 수 있도록 정리가 되어야 한다. 준비가 제대로 안된 경우, 대부분의 데이터는 누군가의 개별 하드디스크 속에 있고, 인터넷을 통해 전송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개입이 필요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재택근무가 효과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관리자의 역할이 프로젝트 관리자로 변화되어야 한다. 이는 업무가 훨씬 더 조기에 구체적으로 계획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지속적인 품질 체크와 인력의 훈련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훨씬 집중적인 코칭도 필요하다.  수학적으로, 집에서 일을 한다면 회사에서 일하는 것에 비해 거의 30%의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출퇴근 소요시간, 점심시간 등이 그 대상이다. 또한 근무 시간을 조정하거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등의 활동으로도 이를 달성할 수 있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이 집에서의 단 3~4 시간 집중 업무로 대체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서구 기업들에게 드문 일이 아니다. 관리자가 직원에게 집에서도 동일한 근무 시간을 기대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로 합리적이지 않다. 따라서 기업 문화는 변화해야 한다. 일부 직원들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불평하면서 회사로 돌아오고 싶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라면, 회사로 돌아오기 전에, 혹시 그 직무가 적절한 것인지를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어쩌면 당신은 회사에 아무런 가치도 주고 있지 않는 사람일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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