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국회, ‘타락한 진영의식’ 떠받치는 두 기둥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 2020.04.16 04:46

[the300][대한민국4.0, 새로운 21대 국회]④국민들이 생각한 진영 갈등의 원인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제3동 제1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20.4.15/뉴스1
대한민국 언론과 국회. ‘타락한 진영 의식’을 작동시키는 두 주체다. 여야 정치권은 자기 진영에 갇혀 민생을 위한 건강한 경쟁 대신 싸움에 매몰된다.

합리적 경쟁보다 적대적 공생을 즐긴다. 언론은 이를 견제하기는커녕 편승하거나 부채질한다. 이런 진단이 국민의 보편적 인식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머니투데이 의뢰로 4·15총선 공식선거운동 직전인 지난달 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우리 사회 보수와 진보 간 갈등의 가장 큰 원인’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29.3%가 ‘신문과 방송 등 언론’이라고 꼽았다.

‘국회의 여야 대립’이라는 응답자가 전체 27.9%로 뒤를 이었다. 언론과 1.4%포인트(p) 차이다. 국민 절반 이상이 언론과 국회 때문에 대한민국이 ‘타락한 진영의식’에 갇혀 미래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진단한 셈이다.

이어 ‘대통령으로 권력 집중’(15.5%), ‘열성적인 지지층’(12.9%), ‘정치평론가’(2.2%), ‘기타’(5.6%), ‘없거나 잘 모르겠다’(6.6%) 순이었다.


대체로 여권 지지 성향이 강한 30대(언론 36.2% - 국회 28.2%)와 40대(40.1% - 27%), 50대(35.2% - 27%)에서 문제의 원인으로 언론을 지목했다. 이들과 비교해 여권 지지세가 약한 만 18~29세(언론 22.7% - 국회 30.1%)와 60세 이상(17.9% - 27.5%)는 국회 비판에 무게를 뒀다.

언론이 ‘타락한 진영 의식’ 해소를 위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타락한 진영 의식의 주체라고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다. 매일 같이 쏟아지는 다원적, 다층적 현안을 두고 사실관계 확인 및 공론장 형성, 이해관계 조정 등에 언론이 기여하지 못한다는 냉혹한 평가다.

오히려 ‘타락한 진영 의식’을 강화하는 역기능을 수행한다는 쓴소리도 들린다. 특정 현안에 따라 보수 신문 대 진보 신문, 지상파 대 종합편성채널 간 벌어지는 ‘프레임 전쟁’이 대표적이다. 같은 진영에는 맹목적 지지를, 상대를 향해선 ‘묻지마식 비난’ 하는 정치권 악습을 체화한 지 오래다.


머니투데이가 이번 총선 한달을 앞두고 진행한 ‘대한민국 4.0을 열자’ 기획 6회차(‘타락한 진영의식’ 키우는 언론)의 문제 의식과 맞닿는다. 신뢰성과 공정성 잃은 언론, ‘유튜브 정치’ 탄생, 구독수·시청률 편승 문제 등에 대한 고민이다.


‘국회의 여야 대립’(27.9%)에 대한 싸늘한 민심도 재확인됐다. ‘편 가르기’식 이분법 정치는 열성 지지층에게만 쾌감을 안겨줄 뿐 국민 다수와 멀어진다는 게 국민 상식이다.

눈 앞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꼼수’ 정치도 마찬가지다. 꼼수 정치는 ‘타락한 진영 의식’ 특유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로만 정당화될 뿐, 건강한 진영의 눈높이에선 꼼수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4.0을 열자’ 기획 2회차(‘건강한 진영의식’ 해치는 국회의원의 행태), 3회차(‘당헌·당규’가 말하는 ‘건강한 진영의식’), 5회차(‘타락한 진영의식’ 키우는 선거법)에서 이같은 문제를 다뤘다.

‘대통령으로 권력 집중’(15.5%)에 대한 국민 우려도 드러났다. 과도한 권력과 권한이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는 타락한 진영 의식이 번식하는 온상이라는 데 국민 다수가 공감했다. 21대 국회에서 개헌이 논의돼야 할 이유다. ‘대한민국 4.0을 열자’ 기획 4회차(청와대 정부와 국민을 위한 개헌)에 해당 내용이 담겼다.

‘열성적인 지지층’(12.9%)에도 국민들은 자성을 촉구했다. 정치에 과몰입한 채 특정 세력의 이익을 위해 투신하며 다른 세력에는 증오와 혐오 언어를 쏟아내는 이들이 대상이다. 기획 총론, 기획 7회차(우리 사회에 만연한 ‘타락한 진영의식’) 등의 내용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머니투데이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28~30일 진행됐다. 전국 18세 이상 성인 7만3698명에게 전화를 시도해 최종 1000명이 응답했다. 응답률은 8.1%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은 ±3.1%포인트(p)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베스트 클릭

  1. 1 '젊은 대장암' 왜 급증하나 했더니…대학생들 달고 사는 '이 음료' 때문?
  2. 2 "친형과 아내가 만나는 것 같다"…이혼통보 받은 남편 '분노 사연'
  3. 3 "잠옷 같다" 혹평 토트넘 새 유니폼…손흥민이 입자 '반전'
  4. 4 땀 흘린후 "시원한 맥주 한잔" 찾더니…2030 결국 '이 병' 늘었다
  5. 5 8조2600억원→2800억원…줄줄이 무릎 꿇은 '미국 공매도 제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