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2라운드' 남아있다…검찰 선거법 위반 수사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 2020.04.16 05:59

[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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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부기술교육원에 마련된 한남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2020.4.15/뉴스1

4·15 총선이 끝나면서 21대 국회를 이끌어 갈 면면이 윤곽을 드러냈다. 당선자와 낙선자 간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물론 여야 의석수 구성의 변화에 따라 향후 국정 운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빅이벤트'가 막을 내린 셈이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유권자들의 투표로 국회의원에 선출된 후에도 당선이 취소돼 국회의원이 뒤바뀔 수 있는 변수가 남아있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가 의뢰된 선거사범들이 어떤 처분을 받느냐에 따라 당선 무효란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가 초박빙 경합 양상을 보일수록 후보 간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불법 선거운동 사례가 급증하는 경향이 커진다. 간발의 차로 승부가 갈린 이후에도 법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드물지 않게 된다. 당선자 중에도 상당수가 검찰의 처분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가게 되고 임기 내내 재판을 받으며 국회의원 생활을 해야 할 수 있다.

이러다보니 선거가 끝나고 결과가 모두 나오고 나서도 검찰의 선거사범 수사 규모와 그 강도에 관심이 쏠리게 된다. 검찰의 선거 수사가 혹시나 투표로 선택한 선거 결과를 뒤바꾸는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도 함께 쏟아진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여권에서 이같은 견제 분위기가 유독 강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가 시작된 이후 조성된 청와대·여권 대 검찰 간 갈등 구도가 선거 국면까지 이어진 탓이다. 검찰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로 청와대의 조직적 선거개입 가능성을 정면으로 겨냥하면서 총선을 염두에 둔 여권의 신경전도 극에 달했다.

총선을 앞두고 선거사범에 대한 엄정 수사를 강조한 검찰에 대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검사들이 뭔데 선거판에 뛰어들어서 훈령을 내리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라며 "검찰이 너무 정치화됐다"고 비판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1일 검찰이 서울 성북을 지역구의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을 압수수색하자 여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열린민주당이 "명백한 선거개입"이라며 강도높게 검찰을 비난하고 나서기도 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싸고 검찰 안팎에서 퇴진 압박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총선 이후 선거사범 수사와 관련해서도 더욱 공세가 강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검찰 측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한다. 한 검찰 관계자는 "김영배 후보의 경우 청와대 민정비서관 출신이라서 여당 측에서 특별히 반응을 하는 것 같은데 선거법 위반 소지와 관련한 수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검찰은 공소시효가 6개월에 불과한 선거법 위반의 사건의 경우 무엇보다 신속하게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법 위반 소지가 명백하다고 판단될 경우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영장을 집행하는 것이 선거법 위반 수사의 핵심이라고 본다.

여당 후보에 대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사실과는 다르다고 반박한다. 실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입건된 선거사범 수는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보다 크게 줄어든 편이다 .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접촉 선거운동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대신 온라인상 흑색선전이나 여론조작, 허위사실공표 등 사이버 선거사범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전체적인 선거사범 수사 규모 자체가 줄어들어 검찰 내에서도 대대적인 단속과는 거리가 멀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당별로도 여당 편중으로 볼 만한 근거는 없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무혐의 처분해서 봐주기 수사를 해주면 몰라도 혐의가 있다고 인정한 후 재판에 넘기면 최종적으로 당선 무효를 결정하는 것은 법원"이라며 "선거 관련 수사의 공정성에 대해선 늘 여야 한쪽에서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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