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COVID-19) 치료제 기대감에 셀트리온 3형제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기업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장 유력한 치료제로 꼽히는 렘데시비르의 첫 번째 다국가 임상 결과가 애매하게 나오면서 후발주자들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증시에서 셀트리온은 전일 대비 6000원(2.86%) 상승한 21만5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셀트리온제약은 9700원(14.48%) 오른 7만6700원에, 셀트리온헬스케어도 1800원(2.26%) 상승한 8만1500원으로 마감했다. 6%대 강세다. 신라젠은 200원(1.63%) 오른 1만2450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장초반 상승하다 2만원(3.58%) 하락한 53만9000원을 기록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후보 물질을 개발 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0일 미국의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 후보 물질을 위탁 생산하는 확정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셀트리온의 경우 이날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을 위한 최종 항체 후보군 38개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강세다. 셀트리온은 항체 후보군 총 300개 중 항원 결합력이 좋은 106개 항체를 대상으로 2차례에 걸쳐 중화능력 검증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중화능력이란 바이러스를 소멸 또는 무력화시키는 능력이다. 셀트리온은 정부 국책과제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 후보 물질 발굴' 사업에 선정돼 지난 2일부터 중화능력 검증을 실시해왔다.
신라젠은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매개체(viral vector)로 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회사 측은 이번 주 북미지역에서 후보 물질 2종을 개발 완료하고 차주에 본격 동물실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들 주가 상승세는 지난 11일 발표된 미국 길리어드의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첫 번째 다국적 임상 결과가 애매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렘데시비르는 현재 임상 진행 중인 458건의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중 가장 주목받는 치료제다.
이 치료제는 바이러스의 RNA 복제를 막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이에 DNA 바이러스보다 변이 가능성이 높은 RNA 바이러스 형태의 코로나에 효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왔지만, 지난 11일 결과는 다소 애매했다. 증상 개선 효과와 더불어 부작용도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렘데시비르 임상 디자인이 대폭 수정된 데 이어 실망스런 임상결과까지 나오면서 시장에 렘데시비르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후발주자인 국내 업체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유럽, 일본 공동 연구팀이 총 53명의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36 명(68%)에서 호흡곤란 증상이 개선됐지만, 부작용 또한 60%로 높게 나타났다"며 "이번 렘데시비르의 첫 번째 임상 결과가 시장 기대치에 크게 부응하지 못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에게는 단기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임상 대상이 53명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렘데시비르의 약효가 없는 것처럼 판단하긴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실제 길리어드 CEO(최고경영자)는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3상의 결과 발표 시점을 중증환자의 경우 4월 말, 경증의 경우 5월 중 확인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내 또다른 임상 결과가 예정돼있는 만큼 무분별한 투자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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