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실업급여 60.8만명 '역대 최대'…코로나 후폭풍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 2020.04.13 12:00

[MT리포트]엄습하는 실업대란

편집자주 |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실업 대란' 우려가 엄습하고 있다. 고용시장 한파에 '고용지표' 둔화 움직임이 현실화되고 있다. 고용보험 안전망 밖의 영세 자영업자, 특수고용직 노동자 등은 더 극심한 위기에 놓였다. 현재 국내 고용시장을 진단하고 다양한 정책 대응방안을 모색해봤다.

고용보험 가입자 추이/자료=고용노동부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실업자 증가로 지난달 구직급여(실업급여) 수급자가 역대 최대로 집계됐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2004년 카드대란 이후 가장 적게 늘었다. 코로나19가 대기업부터 소상공인까지 실물 경제에 타격을 주면서 뒤따라 고용 위축도 시작된 것이다. 특히 숙박·음식, 사업서비스 등 일자리의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산업 종사자부터 거리로 나와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

고용노동부가 13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3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활동 중인 실업자가 받는 구직급여 수급자는 60만8000명이었다. 정부가 구직급여 제도를 담은 고용보험을 도입한 1995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구직급여 수급자가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구직급여 수급자 역대 최대, 문 대통령 “특단 대책 세워야”




이처럼 실물경제의 ‘실업대란’ 조짐이 감지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데 가장 큰 걱정이 고용문제”라며 “일자리가 무너지면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그로부터 초래되는 사회적 비용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주 제5차 비상경제회의 의제로 고용 대책을 다루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도 고용 가입자 증가폭이 크게 줄고 실업 급여 신청자가 크게 늘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고통의 시작일지 모른다. 특단의 대책을 실기하지 않고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고용유지에 쓰는 돈은 헛돈이 아니다”며 “일자리를 잃을 경우 지출해야 할 복지비용을 감안하면 오히려 비용을 줄이고 미래를 대비하는 생산적 투자”라고 말했다.



구직급여 총 지급액도 역대 가장 많아


3월 구직급여 현황/자료=고용노동부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5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1000명 늘었다. 3만1000명은 주로 숙박·음식(7600명), 사업서비스(4100명), 보건복지(3100명)에서 발생했다. 식당 직원, 청소·경비원, 간병인 등 취약 일자리가 많은 산업이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직접 얼굴을 맞대길 꺼리고 복지시설도 찾지 않아 관련 산업 종사자에서 실업자가 많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구직급여 전체 지급액 역시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은 8982억원으로 조사됐다. 지급액 규모는 역대 최고였던 지난 2월(7819억원)보다 1000억원 넘게 커졌다. 1인당 수혜금액은 147만70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만2000원 늘었다.

구직급여 수급자 및 지급액 확대는 코로나19 충격뿐 아니라 구직급여 신청 자격을 갖춘 고용보험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같이 봐야 한다. 아울러 사회안전망 강화 정책도 구직급여 규모를 불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구직급여 지급기간은 90~240일에서 120~270일로 늘어났다. 또 전년과 비교한 올해 구직급여 상한액, 하한액은 각각 6만원→6만6000원, 5만4216원→6만120원으로 올랐다.


고용보험 가입자 25.3만명 증가…2004년 카드대란 이후 최소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직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개별 상담을 받고 있다. 2020.3.31/뉴스1

고용보험 가입자 통계에서도 코로나19 여파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376만명으로 전년보다 25만3000명 늘었다. 카드대란이 터졌던 2004년 5월(23만7000명) 이후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8월(54만5000명)과 비교하면 반 토막 났다.

고용보험 가입자 확대를 이끌었던 서비스업 증가 폭이 27만3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50만명)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숙박음식, 도소매, 보건복지, 교육서비스, 운수업 등 대부분 서비스업에서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이 축소됐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지난해 3월 32만6000명 증가했던 300인 미만 사업장의 고용보험 가입자가 13만1000명 느는데 그쳤다. 고용부는 특히 1~4인, 5~29인 사업장에서 가입자 증가 폭이 크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고용부 "고용유지가 최선…실업대책도 고민 중"


(서울=뉴스1) =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18일 전국 5개 지방고용노동청 내 영상회의 장비를 활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직업훈련기관과 긴급간담회를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2020.3.18/뉴스1

고용보험 상실자는 2만4000명 증가했으나 취득자는 10만8000명 감소했다. 통상 채용 시즌인 2~3월은 고용보험 취득자가 많으나 지난달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로 신규 채용이 줄어서다 .고용보험 상실자 증가보다 취득자 감소가 많은 점은 다소 긍정적이다. 사업장이 아직 직원을 내보내지 않고 일자리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실물경제가 더 침체되면 고용 위축도 더 심화될 수 밖에 없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현재는 고용 유지를 지원하는 게 최선의 정책"이라며 "미국, 유럽 상황을 감안하면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서 (고용 위축은) 장기화될 수 있어 실업 대책도 당연히 고민 중이고 노동시장 상황을 보고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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