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전쟁 여파로 자급도가 떨어지는 가공식품 원재료와 축산 사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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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충분한데 식량안보가 웬 말…공포감이 부른 식량전쟁━
이처럼 곡물 생산량과 재고가 충분함에도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식량 수출 제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이 지난달 24일 쌀 수출을 금지했고, 캄보디아가 이달 5일 쌀과 벼 수출을 중단했다. 베트남은 최근 쌀수출을 재개했지만 수출량 조절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러시아는 지난달 20일 밀과 쌀, 보리 등 모든 곡물에 대한 수출을 막았고 세르비아와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등도 주요 작물의 수출을 금지했다.
글로벌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 제한 혹은 중단에 나선 것은 자국 내에서 벌어진 사재기와 곡물가격 상승 우려 때문이다.
코로나19가 글로벌 팬데믹 단계에 접어들면서 국가 간 물류 이동에 차질이 생겼다. 수출과 수입으로 물류를 주고받던 평소와 달리 각자 국경 안에서 자급자족해야한다는 위기감에 식료품과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 이상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며 식량 안보가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박성진 KREI 해외농업관측팀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불안 심리로 주요 곡물 수출국에 사재기현상이 일어난 것"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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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식량 전쟁 단기 영향은 제한적, 장기화는 경계해야━
과거 애그플레이션은 인구증가와 바이오에너지개발로 곡물 소비량이 급증하고, 주요 생산국 가뭄으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발생했다. 수요-공급 균형이 무너진 결과 2006년 이후 2년 동안 곡물 가격이 3배 가까이 상승했고, 전체 물가상승으로 번졌다.
최근은 생산량과 소비량은균형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밀과 옥수수 대두 등 주요 곡물의 3월 선물가격은 전월 대비 적게는 4%에서 11%대까지 하락했다. 가격이 하향세에도 곡물 수출 제한조치가 나온 것은 향후 물류단절을 우려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주요 생산국의 과잉분이 부족국으로 흐르지 못할 경우 식량 부족국가를 중심으로 식량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 한국의 경우도 2018년 기준으로 식량자급률은 46.7%에 불과하다. 먹거리의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는 얘기다.
김종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부연구위원은 "주로 식용 쌀은 국내생산에 의존하고 가공식품과 사료용 곡물 대부분이 수입산 곡물을 사용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곡물 수출제한이 장기화되면 가공식품과 축산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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