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영업중단 다행"…룸살롱 확진에 오늘 '불금'은 없다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 2020.04.10 07:30
사진=정영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서울 유흥업소가 결국 멈춰섰다. 그동안 유흥업소들은 집단감염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도 영업을 이어왔지만, 룸살롱 종업원 한명이 확진자로 확인되며 완전히 영업이 중단됐다.

유흥업소들은 당장 생계 걱정을 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이제서라도 유흥업소가 멈춰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밀집 장소'인 유흥업소가 예외가 될 순 없다는 지적이다.



유흥업소 위험 1달 전부터 드러났지만 … '확진자' 나와야 조치된다던 방역당국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가 고조된 지난달 8일 서울 서초구 한 클럽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도 해당 클럽은 문을 열어 역대급 호황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수가 밀접하게 이용하는 클럽 특성상 클럽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논란이 커지자 방역당국은 바로 다음날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는 2주 동안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진행됐다.

캠페인 초기에는 클럽 등 유흥업소가 문을 닫는 진풍경도 벌어졌지만 한 주가 지나자 클럽 등 유흥업소는 하나 둘 재영업을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하리만큼 거리에는 사람이 넘쳤다. '강제적' 조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당시 한 보건당국 관계자는 "민간 업소에까지 강제 조치를 할 만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이상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우려했던 일 터졌다…유흥업소에는 집합금지 명령


지난 7일 결국 모두가 우려하던 사건이 터졌다. 유흥업소에 대한 위험성이 고조된 지 정확히 한 달 만에 유흥업소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44번째 확진자 A씨가 다녀간 곳은 여종업원만 100여명 근무하는 대형 유흥업소다.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도 자주 찾는 곳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 업소에서 지난달 27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28일) 오전 5시까지 9시간동안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일에도 이 업소는 성업중이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의 확진 여부를 확인한 것은 지난 2일이지만 그가 유흥업소 종업원이었다는 것은 본지 보도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뒤늦은 역학조사로 접촉자 116명을 찾아내 조치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강제 조치에 나섰다.

여기에 더해 지난 8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룸살롱, 클럽, 콜라텍 등 서울 내 유흥업소 422개에 대해 이달 19일까지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시민들 "지금이라도 영업중단돼 다행"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한국유흥회)는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유흥회 관계자는 "권고도 아닌 강제 명령에 의해 영업을 못 하게 된 것이므로 임직원들 생계유지를 위해서라도 이에 따른 보상 지원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다르다. 지금이라도 강제 명령이 발동돼 다행이라는 것이다.

대치동에 거주하는 김소정씨(26)는 "진작에 교회들만 제재하지 말고 클럽 같은 유흥업소를 제대로 막았으면 불특정다수가 감염되는 일은 없었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며 "지금이라도 강제조치를 한 게 그나마 다행이다"고 밝혔다.

성북동에 거주하는 서모씨(39)도 "유흥업소 근무자나 방문자들은 확진자와 접촉했다 하더라도 쉽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을 것 같다"며 "아예 원천차단한 조치는 잘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강남구청은 이날 역학조사에서 허위 진술을 한 여성 확진자 A씨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강남구에 따르면 A씨는 방역당국에 동선을 얘기할 때 지난달 27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28) 오전 4시까지 해당 업소에서 근무했던 사실을 방역당국에 알리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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