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가족이 회사를 우선할 때는 회사와 가족 모두 성공할 수 있다. 그것이 이상적인 가족경영기업이다. 김화진 교수가 가족기업으로 출발해 글로벌 대형 상장회사로 변모한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소유와 경영‘(더벨 펴냄)을 출간했다.
최근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비교되곤 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사례를 김 교수는 예로 들었다. 회사의 회생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가족의 지원으로 포드자동차는 살아난 반면 주인이 없었던 GM과 크라이슬러 주주들은 모든 것을 잃었다. 포드 주주들은 지분을 희석 당하는 데 그쳤다.
가족은 전문경영인보다 당연히 훨씬 장기적 관점에서 일하기 때문에 혁신과 변화에 대한 절박함과 동력도 더 크다는게 저자의 설명이다. 사회적 자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회사 안팎의 이해관계 집단이 행사하는 압력에 취약해 쓰라린 결과를 맛봐야 했던 과거 대우조선해양과 구 기아자동차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통상적인 사업상 목적과 의도에 의한 적법한 경영권 승계는 가치중립적인 것으로 두고 그에 관련된 사람들의 구체적인 행동이 반사회적인지만 평가해야 한다”며 “대기업의 경영권을 일종의 사회적 자산으로 보아 3세로의 승계를 일단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경제적, 사회적 가치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가족 기업 경영에 새로운 대안세력으로 등장한 행동주의 헤지펀드에 대해서도 다양한 사례로 접근한다. 저자는 행동주의 펀드가 소유와 경영 분리의 산물이지만 역설적으로 소유와 경영을 재결합시키고 있는 존재라고도 평가했다.
김 교수는 “오너와 경영자, 이사회의 운영방식에는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이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내재해야 한다”며 “기관투자자와 헤지펀드도 ESG 가치를 투자에 반영함으로써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책에는 이론적인 사례와 해외 기업 외에 ’삼성의 지배구조 모델 발렌베리/롯데는 어느 나라 기업인가/정주영과 워렌버핏/LG와 GS의 노블얼라이언스‘ 등 국내의 다양한 사례를 들어 바람직한 지배구조에 대한 담론을 풀어냈다.
그는 “국가, 산업, 기업, 시대별로 다 특색이 있어 기업지배구조에는 답이 없다고들 한다”면서도 “해당 기업 특유의 변수가 많이 작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가능하면 많은 사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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