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나온 유흥업소 종업원, 노래방으로?…슈퍼전파 가능성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 2020.04.10 11:07

3가지 이유로 전수조사 필요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유흥업소 종업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업소와 이용객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현재 영업 중인 유흥업소 422개소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행정명령을 지키지 않으면 지자체를 통해 이행을 강제로 추가 조치한다. 사진은 이날 밤 서울 강남 일대 번화가의 모습. 2020.4.8/뉴스1

서울 강남 유흥업소에서 2명의 여성 종업원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해당 업소의 종업원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확진자 여성은 자신의 동선을 숨기고 허위진술한 혐의로 고발 조치됐다. 부실한 역학조사는 ‘방역망 밖 환자’로 이어질 수 있다. 해당 업소에서 일했던 여성 종업원 일부가 도우미 노래방으로 이미 거처를 옮겼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보다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여성들은 업소 인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증상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만약 각 지역 노래방에서 추가적인 접촉이 이뤄진다면 ‘수도권 집단감염’의 새로운 매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위험요인① 동선 숨긴 확진자, 접촉자 파악 어려워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36·여)는 지난달 27~28일 강남구 역삼동의 ‘ㅋㅋ&트렌드’에서 9시간 동안 근무했다. 확진자가 근무한 업소는 역삼동 대로변에 위치한 대형 유흥업소로 회원 수만 500여명이 넘는다.

연예인과 스포츠선수 등 유명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A씨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한 사람도 남성 연예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업소 종사자나 이곳을 다녀간 접촉자들이 신원과 동선 공개를 꺼려 역학조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A씨는 자신의 직업과 동선을 숨겼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진술 회피 경향이 있다고 보고 받았다"며 "역학조사의 한 사례, 한 사례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강남구는 A씨를 허위 진술 혐의로 고발했다.



위험요인② ‘방역망 밖’ 감염자 존재할 가능성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7일 오후 강남구 44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근무했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유흥주점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 운동에 동참하고자 임시휴업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04.07. myjs@newsis.com

서울시가 파악한 A씨의 직접적인 접촉자는 17명이다. 2개의 룸에서 각각 자리한 2명·3명의 단골손님과 음식을 배달한 종업원 등이다. 접촉 가능성이 있는 다른 종업원을 포함해 총 117명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와 진단검사가 실시 중이다.

손님은 50여명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룸이 달라 접촉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자가격리하지 않았다. 해당 업소는 여성 종업원이 보통 100여명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당일 인원은 117명보다 많은 200~250명 정도 있었다.


업종 특성상 역학조사가 쉽지 않고 경증 상태 감염력이 높은 코로나19 특성을 감안하면 117명 이외 ‘방역망 밖 확진’을 배제하기 어렵다. 같은 업소 동료인 B씨(31세·여)도 확진자다. 단순히 A씨의 룸메이트로 분류됐으나 보다 면밀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당일 A씨와 근무하지 않은 종업원들의 경우 접촉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이들에 대해선 전수조사나 검사를 하지 않았다. 대구 제이미주병원 집단발병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대구 보건당국은 제이미주병원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대실요양병원에서 먼저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접촉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제때 제이미주병원에 대한 전수검사를 하지 않았다. 뒤늦게 조사를 실시했고 한 건물에서 228명이 감염됐다.



위험요인③ ‘비밀영업’ 업소로 옮겨갈 가능성


방역당국에 포착되지 않은 여성 종업원들의 경우 자진해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루 벌어들이는 수익이 생계와 직결되는 만큼 일을 쉬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여성 종업원에 대한 코로나19 진단검사는 업소의 마담(여성 종업원 총괄관리)이 권유해 받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국의 연락은 무시하거나 제대로 응답하지 않는다”고 했다.

해당 업소가 영업을 중단함에 따라 여성 종업원들은 다른 업소로 유입될 수 있다. 유흥업 특성상 ‘비밀영업’을 하는 곳이 많아 정부의 강화된 유흥시설 점검에도 불구하고 방역망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관계자는 “업종 특성상 근로계약서 없이 일하기 때문에 여성 종업원의 소재지를 파악하기 힘들다"며 “일부 여성 종업원들이 잠적했고 바로 일할 수 있는 노래방(가라오케)에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노사연 허리 감싸더니…'나쁜 손' 재조명
  2. 2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3. 3 '눈물의 여왕' 김지원 첫 팬미팅, 400명 규모?…"주제 파악 좀"
  4. 4 '돌싱'이라던 남편의 거짓말…출산 앞두고 '상간 소송'당한 여성
  5. 5 수원서 실종된 10대 여성, 서울서 20대 남성과 숨진 채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