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98%, 2.73% 증가한 수치다.
시장 예상치(영업이익 6조900억원대)와 비교해 3000억원가량 많은 수준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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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일등공신은 역시 반도체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을 최대 4조원대로 추정한다.━
올 들어 D램 가격이 반등하면서 3개월 동안 가격 상승폭이 4.6%에 달한다.
1분기가 전통적으로 반도체 사업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의외의 호조를 보인 셈이다.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데이터 센터 확충에 따른 서버 D램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이미지센서 사업도 견조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2월 모바일 고성능·멀티카메라에 최적화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1'을 출시하는 등 신제품 효과가 작용했다.
시장의 재고 확보 경쟁도 실적 선방을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3월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향후 수급을 우려해 본격적인 재고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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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끌고 스마트폰이 미는 공식은 올 1분기에도 계속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는 감소했지만 중국 시장 의존도가 낮은 삼성전자는 직격탄을 맞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갤럭시S20의 판매량이 전작의 70% 수준(국내 기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지지만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상쇄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은 3월부터"라며 "하반기 갤럭시노트 신제품 출격을 앞두고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지속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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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사업장이 잇따라 셧다운(일시폐쇄)됐지만 전략적 대응으로 생산 절벽을 막은 것도 실적 선방의 발판이 됐다는 평가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월에도 중국 공장을 차질 없이 가동하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 반영되는 2분기 실적은 쉽게 가늠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전자 실적 전반을 이끈 반도체 사업이 예상치 못한 언택트 효과로 1분기 양호한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2분기는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되느냐가 하반기 삼성전자 실적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2분기 반도체 업황은 예측하기 어렵다"며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 사업도 성장도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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