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개국이 IMF에 손벌려…코로나19 위기 몰린 신흥국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20.04.07 03:05
/사진=AFP

코로나 19(COVID-19)가 일부 국가를 부도 위기로까지 몰면서 올해 신흥국 경제 성장을 약 70년 만에 처음으로 끌어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에는 2008년 금융위기때보다 두 배 더 많은 나라들이 자금요청을 하고 있단 보도다.

지난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리서리 회사 캐피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올해 신흥시장(Emerging Market)의 경제생산량은 전년 대비 1.5%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캐피털 이코노믹스가 관련 기록을 관찰한 1951년 이후 69년 만에 처음이다.

이 기관에 따르면 신흥시장은 지난해 3.7% 성장했으며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에도 성장폭이 낮아지긴 했지만 1.9%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흥시장이 역성장하게 될 주요 요인으로는 신흥시장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 등 선진 경제가 올 한 해 침체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금융위기 때조차도 성장을 이어갔던 신흥시장에 속한 중국, 인도가 올 한 해 경제 부진을 면치 못하리란 점이 전체 신흥시장 경제생산량을 깎아 먹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소 6% 성장을 내세웠던 중국에 대해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올해 2% 미만으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전국민에 봉쇄령을 내리는 등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인도에 대해 일본 노무라는 올해 GDP가 0.5% 감소하고 실업률이 30년 만에 최고치인 6.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성장은 다행이다. 성장은 꿈조차 못꾸는 나라도 수두룩하다.

특히 신흥시장 중 멕시코는 대공황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인 8%까지 경제규모가 축소할 수 있다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관측도 있었다. 멕시코 경제의 3분의 1은 대미경제에 의존중인데 최근 미국에서 경기침체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영향이 크다. 멕시코 수입의 5분의 1은 석유 수출에서 나오는데 최근 유가하락도 멕시코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한다.

브라질의 GDP대 정부부채 비율은 2018년 말 58.6%에서 지난해 75.8%로 높아진 상황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브라질 GDP는 올해 4.5%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달러 사재기 열풍에 신흥시장에서 외화가 한꺼번에 빠져나가고 달러대비 신흥국 화폐 가치가 떨어진 것도 일부 국가를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다.


IMF에 따르면 신흥시장에서는 지난 1월21일 이후 820억달러가 빠져 나갔다. 외화가 빠르게 빠져나간데다 일부 신흥국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선진국처럼 돈풀기에 나서면서 화폐가치는 더욱 급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달러당 러시아 루블화는 지난 3일 76.58루블로 연말 가격(64루블)에서 19.7% 올랐다. 같은 기간 남아공 랜드화는 같은 기간 36% 올랐다. 그만큼 각각의 신흥국 화폐 가치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신흥시장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향 중이다.

무디스가 지난달 27일 남아공 국가 신용등급을 Baa3에서 정크등급인 Ba1으로 낮췄다. 이는 미국과 유럽의 연기금이 더이상 남아공 채권을 사들일 수 없단 뜻이기도 했다. 피치 역시 지난 3일 남아공 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한단계 낮췄다.

아르헨티나도 디폴트 위기에 몰렸다. 무디스는 아르헨티나 신용등급을 디폴트(C) 직전 단계인 Ca로 낮췄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현재 830억달러 상당의 외화 채무를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편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에 85개국이 단기적인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의 레자 모그하담 수석 경제 자문은 FT에 "신흥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로부터 빠르게 회복했지만 이번에는 그리 운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이 국제 기금에 접근하는 능력도 중대한 시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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