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모른다'는 카지노도…지속되는 휴업에 날개 꺾여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20.04.06 15:30

실적 상승세 코로나 장기화에 주저 앉아…GKL·파라다이스 주요 카지노 1·2분기 실적 적자 전망도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카지노 입구에서 전문 방역업체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대비해 내부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19(COVID-19)로 국내 관광업계가 벼랑 끝에 몰린 가운데 카지노 산업에도 그림자가 드리웠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꺼진 영업장의 불이 언제 다시 켜질지 가늠이 되지 않아서다. 지난해 매출 고공행진을 이어오며 청신호를 밝혔던 올해 실적도 회의적으로 바뀌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초 이날 휴업을 마치고 재개장키로 했던 국내 주요 카지노업체들이 최근 일제히 휴업을 연장했다.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위기 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되며 지난 2월 말부터 휴장 중인 내국인 카지노 강원랜드가 휴업을 2주 연장, 오는 20일 재개장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 따라 지난달 24일부터 2주간 휴업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와 국내 최대 카지노업체 파라다이스도 각각 오는 20일과 13일까지 재개장을 미뤘다. 두 회사 모두 코로나 상황에 따라 휴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당연하지만
휴업 장기화에 매출타격 어쩌나


서울 강남 코엑스에 위치한 GKL의 세븐럭 강남 코엑스점 전경. /사진=GKL
코로나 사태가 종식과 악화 기로에 선 시점에서 이용객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좁은 간격으로 머무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불가피한 조치다. GKL과 파라다이스는 내국인이 출입하는 곳은 아니지만 영업장이 시내 주요 상권 특급호텔에 위치, 자칫 2·3차 감염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GKL은 현재 서울 강남 코엑스점과 강북 힐튼점, 부산 롯데점을 운영 중이고 파라다이스도 서울과 인천, 부산, 제주 특급호텔에서 영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연한 조치라곤 하지만 업체들은 급증하는 점차 커지는 영업손실에 대한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강원랜드는 두 달 가까운 휴업으로 2096억 원에 달하는 매출손실을 입었다. GKL도 363억 원의 타격이 예상되고, 파라다이스의 3월 매출액은 197억원으로 2월보다 70%나 감소했다.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당장 장기 휴장에 따른 손실도 막대하지만 코로나 진정세가 더뎌 휴업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GKL과 파라다이스의 경우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 2018년까지 부진하던 업황을 이겨내고 'NO재팬' 악재도 견디며 지난해 실적을 대폭 상승시켰는데, 이 효과가 올해도 이어지는 시점에서 코로나 직격타를 맞아서다. 실제 지난 1~2월 GKL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98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파라다이스도 22% 증가한 1357억원의 호성적을 냈다.


정작 문 연다 하더라도 매출 장담 '글쎄'
치솟던 실적 전망 줄줄이 하락세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절차 강화 대책에 따른 후속조치로 중국인 전용 입국장이 별도로 신설된 지난 2월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하지만 당장 영업을 재개한다 해도 걱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미 관광 업황이 바닥을 치고 카지노 매출의 핵심인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축이 무너지며 객장을 찾는 예상 방문객 수가 급감해서다. 정부와 관광당국에 따르면 3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95%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주요 방문객인 일본시장의 하늘길이 전면 끊긴 것이 치명적이다.

이에 따라 카지노 업계 1~2분기 적자 전망이 나온다. 당초 여행, 호텔 등 관광 관련 업종이 바닥을 칠 때도 카지노는 경기에 비탄력적이고 코로나 진정 시 금새 매출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대감이 깨진 것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5월 카지노업체들의 어려운 영업환경이 예상되며 영업휴장 조치도 얼마나 길어질지 알 수 없다"며 "2분기 적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GKL과 파라다이스 매출의 '큰 손'인 중국 VIP가 회복될 경우 반전을 노릴 수 있단 예상도 있다.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이 모두 빗장을 걸어잠그면서 중국 VIP가 한국행을 택할 경우 일본 수요 '제로(0)' 여파를 상쇄할 수 있단 것이다. 이기훈 연구원은 "가장 빠르게 회복한 중국 VIP들이 보복적 소비할 곳이 없다"며 "한국은 휴장, 싱가포르·필리핀은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했는데 이 수혜는 누가 빨리 빗장을 푸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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