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도 도쿄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감염경로가 불분명하다.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경로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 이들이 적지 않아서다.
최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도쿄도의 코로나19 확진자 1033명 중 절반 이상인 527명의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보고된 신규 확진자 중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사람들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Δ20대 37명 Δ30대 33명 Δ40대 20명 등으로 30대 이하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매체는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으면 밀접 접촉자나 집단감염 여부를 알 수 없어 감염 확산을 막기가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도 이날 "(감염) 연결고리를 추적할 수 없는 환자 수가 늘고 있다는 게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가 늘고 있는 건 유흥 심야업소 이용 후 감염된 사람들이 이 같은 사실을 숨겨서다.
도쿄도 관계자는 NHK에 "야간에 번화가 음식점을 방문해 감염된 것으로 의심된 이들이 다수 있다"며 "이런 가게에선 밀폐된 공간에서 직원과 고객이 밀집해 있는 (집단감염의) 조건이 갖춰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고이케 지사도 "야간영업을 하는 바와 카바레 등에서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청년들은 가라오케(노래방)·라이브클럽, 중년층은 바·나이트클럽 등 접객업소에 가는 걸 당분간 자제해 달라"고 주문했다.
일본에서 확진자에 대한 역학 조사는 강제력이 없다. 유흥 심야업소를 방문한 이들은 "상대에게 폐가 될 수 있다"며 가게 이름이나 동석자에 대해 입을 닫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음식점 측도 "손님에게 폐가되니 조사하러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 반응을 보이며 협조를 잘 하지 않고 있다.
한편, NHK에 따르면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일 기준 4570명, 사망자는 10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보다 362명 늘어난 것이다. 특히 도쿄의 확진자는 이틀 연속 100명 넘게 늘어나 1033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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