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이 '안내견'을 만졌다, 그게 잘못된 이유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 2020.04.06 10:56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일 국회 앞 계단서 열린 행사에서 시각장애인 김예지씨 안내견 '조이'를 쓰다듬었다. 미소를 머금은 그는 머리와 목덜미 부위를 어루만졌다.

14년간 반려동물을 키웠다고 했고, 지난 1월엔 강아지를 안고 반려동물 공약을 발표했기에 애정이 남달랐을터. 그럼에도 무심코 안내견을 만진 그의 행동이 잘못된 이유가 있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돕는다.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장애물을 알아채 피해주고, 위험한 곳에선 멈춰서주기도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누군가 예쁘다며 부르고, 먹이를 주고, 사진을 찍는 등 모든 행위가 집중력을 흐트러트릴 수 있다.


황 대표가 한 것처럼 무심코 안내견을 만지면,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그리고 그걸 되살리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시각장애인은 안내견과 하나가 돼 움직여야 하는데,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사이 난처하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시각장애인 안내견 가슴줄엔 △만지기 △사진찍기 △음식물 세 가지에 대한 금지 표시가 돼 있다. 그러니 눈으로만 예뻐하고, 마음으로만 응원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을 대하는 필수 에티켓이자, '배려'다.


어엿한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되기 위해선 긴 훈련 과정을 거친다. 생후 6주까진 안내견 학교서 자라고, 일반 가정에서 1년간 '퍼피워킹'을 간다. 사회화 과정을 위해서다. 그리고 적합성 테스트를 한 뒤 6~8개월 간 훈련을 한다.

이때 안내견 학교 뿐 아니라, 실제 생활 공간인 도로, 상가, 대중교통 등을 다니며 훈련을 한다.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 등에서, 인도를 걷다 높낮이가 다른 곳에서 멈추는 일이다. 횡단보도가 빨간불이어도 가지 않는다. 마지막 테스트를 거치고, 4주간 교육을 더 받은 뒤에야 안내견이 된다. 비로소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다.

기특한 녀석들이 이렇게 훌륭한 안내견이 되기 위해선 훈련사와 안내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니 그 멋진 삶을 존중하고 응원하는 차원에서라도, 안내견을 함부로 만지면 안 되는 것이다.

혹여나 지나가다 어떤 이가 황 대표처럼 무심코 실수를 한다면, "거기 계신 분, 안내견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라고 정중히 말해주기를. 그러면 그 말을 들은 이도 주변에 있는 이도 배울 수 있고, 시각장애인도 상황을 알아챈 뒤 편안히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2. 2 "술집 갔지만 술 안 마셨다"는 김호중… 김상혁·권상우·지나 '재조명'
  3. 3 '공황 탓 뺑소니' 김호중…두달전 "야한 생각으로 공황장애 극복"
  4. 4 '보물이 와르르' 서울 한복판서 감탄…400살 건물 뜯어보니[르포]
  5. 5 "한국에선 스킨 다음에 이거 바른대"…아마존서 불티난 '한국 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