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왜 갑자기 코로나 환자 폭증하나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 2020.04.06 04:53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 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착용하고 도쿄 참의원에 참석을 하고 있다/사진=AFP=뉴스1

도쿄의 일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서는 등 일본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급격한 확진자 증가 이유를 느슨한 검사와 그로 인한 국민들의 안전불감증, 의료시스템 부족으로 꼽았다.

4일 도쿄도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18명이 나왔다고 교도통신과 NHK 등이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닷새 연속 신규 확진자 수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기준 일본의 코로나바이러스 총 누적 확진자 수는 4209명이다.



소극적 검사로 접촉자 경로 추적도 어려워



요미우리 신문은 5일 한 확진자의 증언을 전하며 소극적인 검사가 바이러스 확산 위험성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초 업무로 인해 유럽을 다녀온 뒤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50대 여성은 귀국 후 체온이 38도까지 오르는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였다.

여성은 이틀동안 귀국자 상담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이후 거주지 보건소와 겨우 통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보건소 관계자는 "그 정도론 검사할 수 없다"고 답했고, 여성은 결국 할 수 없이 동네 내과와 대학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대학 병원도 처음엔 검사 요구 자체를 거부하다가 이틀 뒤에 검사 기준이 바뀌었다며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당국의 소극적 검사 태도로 여성이 검사를 위해 병원을 헤매는 동안 경로를 추적할 수 없는 많은 접촉자가 생겼고, 발열 등 증상이 있는데도 바로 검사를 받을 수 없었다는 점을 꼬집었다. 여성과 밀접 접촉이 확인된 이들조차 증상이 없는 경우 검사를 받을 수 없었다.

실제로 이달 2일 기준 도쿄의 확진자 중 약 40%에 해당하는 296명의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 또 4일 신규 확진자 118명 가운데 약 69%에 해당하는 81명의 감염 경로 역시 미확인된 상태다. 대응이 더욱 어려워지는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일본 도쿄 인근 요코하마의 차이나타운 상가에서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요코하마=AP/뉴시스]



심각성 못 느끼는 국민들...표적검사가 낳은 역효과



소극적인 검사 시스템이 사태의 심각성을 사회에 제대로 전파하지 못하면서 예방적 조치도 힘들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본의 표적 검사가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일으키지 못하면서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쇼핑 거리는 사람으로 가득 찼고, 벚꽃 놀이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마사히로 가미 의료 거버넌스연구소 이사는 "감염 정보 전달이 잘 되지 않아 사람들이 잘못된 안전 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병상 부족...의료 붕괴 우려



부족한 의료진과 병상 등 의료시스템 붕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당초 일본 당국이 표적 검사를 시행하면서 내놓은 이유도 한정된 의료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이었다.

요미우리 신문은 도쿄가 코로나19 감염자 증가를 대비해 4000개의 병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있지만 아직 750개밖에 확보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750개 중 약 700개는 이미 입원 환자가 사용 중이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가나가와현은 목표가 2800개였지만 170개를 확보했고, 오사카부와 효고현은 각각 3000개와 500개를 목표로했지만 600개와 240여개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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