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언제까지 버틸까…정부지원 빼고는 주가 반등 어려워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20.04.02 15:21
항공사들의 타임 라인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현재와 같은 대규모 매출타격이 장기화한다만 올해 상반기를 넘기기 어려운 곳들이 대부분인데 정부의 지원책도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보유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등 자구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코로나 19 여파로 여객 운항이 급감한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에 제주항공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인천국제공항의 일일 여객은 지난달 24일 9316명으로 2001년 개항 후 처음으로 1만명 미만으로 내려갔다.

여객 감소는 1월 25일 최초로 전년 대비 감소(-16.1%)하기 시작했으며, 2월 넷째주는 –51.1%, 3월 셋째주는 –91.8%에 달했다. 인천국제공항은 1단계 셧다운을 고민하는 중이다.

3월 국내ㆍ국제선을 합한 항공 여객수는 174만3583명으로 1997년 1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소다. 항공 여객수는 300만명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1월에는 1062만명을 기록했으나 2월에는 550만명으로 '반토막'이 났고, 3월에는 전달 대비 68.3%나 급감했다.

이런 상황은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사스(SARS) 때는 사태 종료 이후에도 여객 모멘텀이 회복되기까지 10개월 가량 소요됐고 글로벌 금융위기는 1년 이상 여객 수요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요 회복이 지연될수록 항공사가 얼마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지, 추가 자금조달이 얼마나 가능한지가 중요한데 상황이 좋지 않다.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항공사마다 매월 유출되는 자금은 △대한항공 8800억원 △아시아나항공 4900억원 △제주항공 1000억원 등으로 추산된다.

지난 연말 기준 대한항공은 유출액보다 1.2배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제주항공은 2.0배, 티웨이항공은 1.5배, 진에어는 4.1배 정도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타격 80% 수준을 가정을 할 경우 진에어를 제외한 모든 항공사들이 보유 현금성 자산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12개월 미만"이라며 "현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사실상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상반기 내 현금 소진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며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타항공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3월 24일부터 국내 항공사 중 처음으로 국제선에 이어 국내선 운항도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청사 내 이스타항공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여건이 가장 좋지 못한 곳은 아시아나항공이며, 에어부산, 티웨이,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의 순이라고 방 연구원은 설명했다.

정부는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3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과 함께 △운수권 · 슬롯 회수 유예 △공항사용료 · 과징금 납부유예 △지상조업사 지원등의 조치를 발표했으나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이 5조3000억원이며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에만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뿐 아니라 LCC 역시 유상증자를 비롯한 유휴자산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최근 항공사 주가가 저점에서 큰 폭으로 반등했으나 추가상승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이 때문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종 시가총액은 3월 이후 25% 줄었는데, 적자의 끝이 보이지 않아 밸류에이션 바닥을 판단하기 어렵다"며 "항공사 자체적인 유동성 확보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며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정부의 자금지원 가능성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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