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예배' 안해도 교회 집단감염 계속되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 2020.04.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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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수가 1만명을 앞둔 가운데 확진자 10명 중 8명은 집단감염 사례였다.

지난 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9976명이다. 이 중 개별사례와 해외유입, 조사가 진행 중인 사례 등을 제외하면 8309명, 전체 83.3%가 집단발생과 관련됐다.

집단발생 사례만 살펴보면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5171명으로 전체의 52.3%를 차지했고, 그밖에 병원·교회·콜센터·운동시설 등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했다.


교회, 현장 예배만 문제 아니야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종교집회 등 밀집 행사 중단을 강력 권고한 가운데 22일 예배를 강행한 서울 구로구의 한 교회 앞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교회는 여러 사람이 오랜 시간 밀폐된 장소에 붙어 앉아 기도문을 외거나 찬송을 부르는 특성 때문에 코로나19 집단감염에 취약한 시설로 지목돼 왔다.

확진자도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동대문구 동안교회-PC방 관련자 20명, 구로구 만민중앙성결교회 관련자 36명, 경기 성남 은혜의강 교회 관련자 72명, 부천 생명수 교회 관련자 48명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부산 동래구 온천교회에서 32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경남 거창교회 관련자 10명, 충남 부여 규암성결교회 관련자 9명, 전남 무안 만민중앙교회 관련자 2명 등이 잇따라 확진되면서 교회 관련 집단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지자체에서 일요일 현장 예배를 제한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현장 예배 외에도 교회 집단감염을 부추기는 원인이 있었다.


온라인 예배 준비하러 모였다가


29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서울 구로구 만민중앙교회 입구가 폐쇄돼 있다.구로구청은 만민중앙교회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됨에 따라 지난 27일 교회를 폐쇄하고, 검사 결과에 따라 폐쇄 기간을 조정할 예정이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지금까지 36명 확진자가 나온 서울 구로구 만민중앙교회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달 6일부터 온라인 예배를 했지만,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원인은 온라인 예배와 관련이 있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만민중앙교회는 온라인 예배를 많은 인원이 준비해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온라인 예배가 아닌 평상시처럼 예배를 진행했다면 훨씬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무안 만민중앙교회에서도 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구로 만민교회와 전남 무안 만민교회 확진자의 동선이 일부 겹친다는 점을 주목하며, 구로 교회와 무안 교회 사이의 감염 연관성을 찾고 있다.


교회 신도 간 점심 식사를 함께 하는 등 개인적인 만남도 잦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 예배만 안 했을 뿐 사회적 거리두기와는 거리가 먼 활동을 이어 왔다는 평가다. 다만 만민중앙교회 관계자는 "교회 차원에서 신도 간 거리두기를 수차례 독려해 왔지만 개인 활동을 일일이 통제하기는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 시국에 수백명 참가하는 수련회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동대문구 세븐PC방이 휴업 안내문과 함꼐 닫혀 있다. 동대문구 동안교회에서 세븐PC방으로 이어진 동대문구 집단연쇄감염 규모는 이날 26명으로 늘었다. 2020.3.17/뉴스1
서울 동대문구 동안교회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경보 단계가 '경계' 수준이던 지난 2월 수련회를 강행해 논란이 됐다.

이 교회는 2월 20~22일 170명이 참가하는 대학부 수련회를 개최했다. 수련회에 참석한 교회 전도사가 지난달 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참석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 결과 170명 중 6명이 양성 판정됐다.

동안교회 사태는 인근 PC방 감염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교회 교인이 같은 구 휘경동 세븐PC방을 방문하면서 PC방 이용자와 이들 가족을 포함해 총 2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확진자 32명이 나온 부산 온천교회도 2월 16일부터 17일까지 수련회를 진행했다. 수련회 당시 신도 4명이 증상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미신'이 감염 부추겨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 성남시 '은혜의강' 교회에서 예배 당시 소금물을 분무기에 넣어 예배 참석자들 입에 대고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장은 16일 도청 브리핑에서 이른바 '소금물 분무기'로 인해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진은 '소금물 분무기'를 사용하는 CCTV 화면 모습. (사진=경기도청 제공) 2020.03.16. photo@newsis.com
경기 성남 은혜의강 교회는 관련자 7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교회 집단발생 중 가장 많은 확진자를 낸 곳이다.

이 교회에서는 지난달 15일 교회 목사 부부가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계속해 관련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신도뿐 아니라 교회 인테리어 업자, 신도들의 직장 동료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은혜의강 교회는 지난달 1일과 8일 현장 예배를 강행하면서 교인들의 입에 소금물을 뿌려 논란이 일었다. 분무기로 소금물을 입안에 뿌리면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가짜 정보가 감염을 부추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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