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COVID-19)가 발생하기 전부터 기업들의 실적이 둔화되고 있었다는 얘기인데 실감소폭이 예상보다 크다. 코스닥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선방했으나 올해가 문제다.
1일 한국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는 지난해 코스피 기업들의 매출액은 2006조4576원으로 2018년보다 0.4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7.04% 감소한 102조2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52.82% 줄어든 52조4420억원이었다.
이번 실적분석은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코스피 12월결산 583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증시 대표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 됐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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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주 삼성전자 이익 52% 급감…영업이익 상위 20곳 가운데 12곳 '역성장'━
이 밖에 SK, 포스코, LG전자, SK이노베이션, KT, 한화, SK텔레콤, 롯데케미칼 등 기간 산업 부문에서도 실적감소가 큰 폭으로 이뤄졌다. 영업이익 규모 상위 20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곳이 역성장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CJ, KT&G, 한국가스공사, LG생활건강, 대림산업 등은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상당수는 2018년 부진했던 실적 때문에 지난해 수치가 좋아 보이는 착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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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은 수직 상승…전기전자·화학·의료정밀 등 순이익 감소━
실적이 개선된 업종은 △섬유의복 137.23% △건설 78.64% △운수장비 51.12% △ 기계 7.39% △철강금속 6.53% △의약품 0.79% 등이다. 실적집계에선 제외됐으나 금융권도 실적이 좋지 못했다.
상장 금융지주회사 계열 은행들의 영업이익 감소율은 6.87%였고 보험은 무려 42.89%가 줄었다. 다만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이 20.64% 증가하면서 금융지주 전체 영업이익은 16조4237억원으로 전년대비 10.4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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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IT업종은 선방…나머지는 고전 면치 못해 ━
12월 결산 코스닥 법인 946개사의 2019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8.39% 증가한 181조5905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9조2903억원으로 4.63% 증가했고, 순이익은 4조1607억원으로 10.47% 감소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5.12%) 및 매출액순이익률(2.29%)은 전년 대비 각각 0.18%포인트, 0.4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07.29%로, 전년 말 대비 6.49%포인트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IT업종 357개사는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58%, 4.69% 증가했고 순이익은 6.55% 감소했다. IT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 589개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72%, 4.57%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14.2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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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불투명한 올해 전망…코로나19 악화 가늠 어려워━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기업 실적을 어느 정도로 하향 조정해야 할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올해 상반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최저 전망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보다 더 좋지 못해 한국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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