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사, 병원서 마스크 썼다가 정직 처분"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 2020.04.01 15:44
삽화_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마스크,우한, 우한폐렴 / 사진=김현정디자인기자
미국의 한 대학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 진료 중이 아닌 곳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다가 해고될 뻔한 일이 발생했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병원 복도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의사가 병원으로부터 퇴사 압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한 대학병원 의사인 헨리 니키치츠씨는 수술을 마치고 나오다 반대편 복도에서 걸어오는 사람들을 확인하고 벗었던 마스크를 다시 썼다. 그들 중 누군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며칠 후 병원으로부터 퇴사 압박을 받았다. 병원이 수술장이 아닌 복도에서 마스크 착용을 금지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퇴사를 거부했고, 결국 무급 정직 처분을 받았다. 천식과 고혈압을 앓고 있는 니키치츠씨는 "그 마스크는 나에게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이 소식이 외부에 알려지며 논란이 확대되자 그는 복직할 수 있게 됐다.

니키치츠 씨 외에도 미국 의료진들은 병원 측과 마스크를 어디까지 착용할지를 두고 많은 갈등을 벌이고 있다. 병원 안팎에서 항상 착용할 수 있는지, 시술 중 혹은 환자를 진료하는 동안에만 착용해야 하는지 등이 쟁점이다.

서양에서는 마스크가 아픈 사람이 쓴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는 병원 내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의료진이 수술이나 시술 중인 경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쓸 경우 자칫 병원이 세균이 많은 곳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권장하지 않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 때문에 일부 의사들은 "병원 관리자들이 병원의 이미지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뿐 병원이 위험한(세균이 많은) 시설로 보여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도 여러 차례 바뀌었다. 이들은 의료진들이 항상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고, 사용 가능한 보호 장비가 충분하지 않다면 스카프나 반다나 등을 착용해도 괜찮다고 했다. 그러다 미국 전 국민이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은 자신들의 판단을 믿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 때문에 병원에 대한 의료진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깨끗한 이미지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비용 절감 등 병원이 이익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몇 년 동안 병원들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의료보다 이익을 우선시 했는데, 코로나19 발병과 함께 이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는 것이다.

미국 의학업계에서 고문 역할을 맡고 있는 한 의사는 "현재 미국 의사들 중 절반 이상이 그들이 (의료인이기 전에) 병원그룹의 직원이라고 느끼고 있다"며 "이는 의사들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했는데 코로나19와 함께 이 같은 감정이 폭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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