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주택시장에서 막대한 부를 쌓은 중견 건설사들이 주택사업 부진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자산시장과 M&A(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새로운 플레이어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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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건설 '기타법인'으로 한진칼 매수... 대림산업, 기타법인 집중매수 ━
중견 건설사들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이들이 지역 주택사업 성공으로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데 연유한다.
반도건설 지주사격인 반도홀딩스의 지난 2018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585억원, 4753억원에 달한다. 자기자본이 1조4682억원인 반면 부채는 2638억원에 불과하다.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과 을지로 삼성화재 사옥을 잇따라 사들였던 부영의 2018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5626억원, 2961억원에 이른다. 1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 5조원에 이른다. 부영은 임대주택 분양전환에 따른 집값 상승이 보유현금 확대로 이어지자 M&A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2011년 무주리조트를 인수했으며 2015년에는 전북 서남대 인수에 발을 들이기도 했다. 2017년 제주지역 신문인 한라일보와 인천지역 신문 인천일보를 각각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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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중흥 등 중견 건설사 막대한 현금 확보 ━
호반건설은 최근 액면분할로 발행주식 수를 크게 늘리는 등 IPO(기업공개)도 준비하고 있다. IPO는 자금 확보력을 키워 M&A 실탄 마련에도 긍정적이다.
중흥건설도 상당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중흥건설의 2018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495억원, 1251억원인데, 그룹 주력사인 중흥토건의 같은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6163억원, 6254억원에 달한다. 중흥토건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5197억원에 달한다. 중흥은 지난해 서울의 한 언론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중견 건설사들의 신규 투자처 확보 요구와 경기침체에 따른 주가·기업가치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자산시장 투자나 M&A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견 건설사들이 지역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서울 주요 요지의 정비사업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브랜드 파워에서 대형 건설사들에게 번번이 밀린다는 점도 이들의 M&A 갈증을 키우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주요 건설사들조차 매출이 줄어드는 환경이나 일부 중견 건설사는 막대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어 시장의 키플레이어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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